매일신문

사설-기대에 미흡한 신당발기인

국민회의가 발표한 신당 발기인의 면모는 지역, 보혁, 세대, 남녀간의 균형을 취하고 과학자 등 전문가 영입이 눈에 띄는 등 그런대로 특색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명도나 사계의 위상면에서 별로 인 사람이 많아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번 신당창당은 국민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고 국민회의의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전략상 필요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창당동기가 그렇다고 해서 정치개혁을 바라고 있는 국민은 신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발기인은 개혁성이나 참신성 그리고 전문성에서 앞서야 하는 것은 물론 추진력과 권위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신성이나 개혁성 전문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느정도 갖춘 인물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갖지 못하는 것은 해당인물들의 위상이 사계에서 약하다는 사실이다. 소위 무게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중적 지명도도 낮은 사람이 많다.

또한 개혁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를 등용하는데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구시대를 대표하는 반개혁성의 인물도 있고 의원자질문제에서 논란이 있어온 인물도 있다. 이것은 과연 신당이 정치개혁을 위해서 만드는 정당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또한 젊은피로 새로운 정치풍토를 만들겠다는 정치포부와는 달리 젊은피가 예상보다 적다는 점 또한 개혁성에 문제를 던져줄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나 여성의 영입이 많은 것은 정치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조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는 정치도 전문가 집단인 테크노크라트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설사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해도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의 등용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우리정치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토론의 비합리성도 어느정도 정리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중용은 우리의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여권의 신장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이 역시 바람직한 일이다.

야당의 평가처럼 그 나물에 그 밥일 수도 있고 이름만 빌려준 발기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의사와 관계가 있건 없건간에 새로운 정당이 창당되고 있는 만큼 국민은 새로운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기대는 바로 지금까지 우리정치가 가져온 오너체제라든지 지역구도라든지 하는 부정적인 측면을 없애는 것이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발기인구성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신당이 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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