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자가 바라본 새백년 새천년-10)우주여행

'우주의 신비를 맛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신혼여행, 수학여행은 달나라로-, 가족 단체관광도 모집합니다'

황당무계하게 들리는 이 광고는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코 앞에 닥친 21세기에는 우주여행이 대중화돼 놀이공원에서 청룡열차를 타듯 일반인들도 우주관광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미항공우주국(NASA)과 미우주교통협회(STA)는 2년여 연구끝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년안에 우주관광이 가능해지고 10년안에 우주관광산업이 연 100억~200억 달러의 시장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우주국(ESA)은 "2020년까지 테마파크와 수영장을 갖춘 우주호텔이 건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57년 10월 구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려 전세계인을 놀라게 한지 50년도 채 안돼 미지의 우주는 탐험의 대상이 아닌 여행의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벌써부터 우주여행은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빈 돈 많은 여행족들로부터 차세대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제그램 우주여행사(인터넷 http://www.spacevoyages.com)는 오는 2002년 인류 최초로 민간인을 태운 상업용 우주선을 쏘아올린다는 계획으로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다.

전세계 13개 관광사에서 티켓을 팔고 있는 이 관광상품의 경비는 무려 9만8천달러(약 1억2천만원)나 되지만 문의전화와 탑승예약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관광은 1주일짜리 프로그램으로 탑승객들은 우주여행에 필요한 훈련을 받은 뒤 6일째 되는 날 '스페이스 크루저'로 불리는 우주선을 타고 해발 100㎞ 상공까지 올라가 약 2시간 반동안 지구 상공을 비행하게 된다. 제그램사는 "특히 100㎞ 상공에서 2분30초간 즐기는 '무중력 체험'은 최고의 스릴을 안겨줄 것"이라며 우주선 바깥에 설치된 카메라로 초록빛 지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권유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지에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이 관광상품으로 나와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 서울 동대문 패션전문상가 밀리오레가 미국 스페이스 어드벤처사가 주관하는 2002년말 우주여행 탑승권을 경품으로 내놓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주에 호텔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체인업체인 힐튼 인터내셔널은 달 표면에 식당과 놀이시설, 달의 극지에서 뽑아낸 물로 만든 인공바다 등 부대시설을 갖춘 객실 5천개의 '루나 힐튼'호텔을 짓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시미즈건설사도 오는 2020년까지 달에 각종 첨단 호화시설을 갖춘 우주호텔을 지을 계획이며 중견 건설사인 니시마쓰 그룹은 달팽이 껍질모양의 10층 타워 3개를 달에 건설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단순한 우주관광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우주에서의 생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우주 식민지 개발 연구도 활발하다. 미항공우주국은 오는 2017년부터 화성에 우주식민지를 개발, 2044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오바야시 건설도 2090년을 목표로 화성에 5만명이 살 수 있는 돔형 주택공간을 만들어 화성 식민지를 개척한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또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한 값비싼 우주여행 경비를 낮추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과연 다음 세기에는 우주를 향한 꿈같은 일들이 실제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까. 물론 현재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야심찬 우주 계획들은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데다 기술적인 문제 등이 뒤따라 예정대로 성사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우주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이는 21세기에는 우주여행으로 그저 신비롭기만 하던 밤하늘의 별자리들이 더욱 친밀하게 다가올 것 같다.

金英修기자

---우주탐사 변천사

우주탐사는 사실 냉전시대의 산물이었다. 미국과 구 소련간에 치열한 군비 경쟁이 벌어지고 있던 1957년 10월 4일 구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에 쏘아올리자 미국 전역은 위기감과 패배감에 휩싸였다. 우주에 인공위성을 실어나르는 로켓은 그 자체가 핵무기의 대륙간 운송수단이기 때문이었다.

자존심이 구겨진 미국은 서둘러 수학, 과학교육을 강화하고 이듬해 1월 3일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한 뒤 그해 10월 우주탐사의 총사령탑인 미항공우주국(NASA)을 설립,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구 소련은 다시 1961년 4월 12일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탄 인공위성을 쏘아올렸고 1963년 6월 16일 최초의 여성우주인 테레슈코바를 탄생시켰다.

미국의 반전은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인류의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70, 80년대 화성, 목성탐사선이 발사되고 1981년 4월 12일 최초의 우주왕복선인 미 컬럼비아호가 쏘아올려졌다. 러시아도 1986년 최초의 우주정거장 미르를 우주에 세웠다.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우주탐사는 국제협력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재정 악화로 주도권을 잃은 러시아와 예산 삭감에 직면한 미국은 유럽,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을 오는 2004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 아래 협력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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