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영남권의 반여 정서 돌파에 고심하고 있다. 박총재는 1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영남지역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과거 정서가 말끔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곤혹스런 입장을 감추지 못했다. 박총재는 "천년이나 내려온 지역구도가 일조일석에 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당 내에도 영남권 사람들이 많아 그들을 중심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영남권의 반여정서를 독자적으로 돌파하겠다는 박총재의 의지표현으로 보인다.
최근 대구.경북권 5공 인사들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등 당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박총재는 또 주위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추석 연휴를 전후해 포항과 부산 등지를 방문해 지역여론도 직접 청취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총재의 이같은 의지가 순조롭게 관철될 지는 미지수다. 당장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와 선거구제 문제 등으로 당 내부가 분열되면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영입대상 인사들이 자민련 입당을 주저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박총재의 당내 입지도 문제다. 김종필(金鍾泌)총리의 당 복귀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박총재의 입지도 그만큼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8일 열린 의원세미나에서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박총재의 지도력에 흠집내기를 시도하기까지 했다.
박총재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영남권 정서를 반전시키기에는 너무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 같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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