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산악회(민산) 재건을 둘러싼 이회창(李會昌)총재 측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간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한나라당은 내분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정기국회가 개회한 10일 열린 의원총회는 민산 측 인사들의 대반격에다 선거구제 채택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쳐 한나라당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나서는 이총재가 출국인사를 하려던 의총장이 '난장판'이 된 것이다.
이총재는 면전에서 민산 측의 김명윤회장 등으로 부터 당을 독선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또 이총재가 부재중인 10여일 동안 민산 측이 부산.경남 출신 초.재선 의원모임을 통해 세몰이를 하는 등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어 한나라당은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쭛…이날 충돌은 당 지도부가 한나라당 의원 일동 명의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중선거구제 도입 주장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채택하려고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이총재의 출국을 앞두고 민산 측과의 충돌을 의식, 토의순서를 빼버린 지도부가 공개질의서를 채택하려 하자 이세기의원이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 양론이 있는데 당무회의를 거치지 않은 소선거구제 채택은 있을 수 없다"면서 발언권을 달라며 연단으로 나왔다. 이에 이부영총무는 "지난 달 30일 연찬회에서 소선거구제를 당론으로 결정했다"면서 "회의에 불참해 놓고 이제 와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이의원이 질의서를 읽으려던 백승홍의원과 연단에서 몸싸움을 벌이자 이총무가 "끌어내"라고 소리쳤고 임인배.권기술의원 등이 이의원을 밀쳐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으나 이를 지켜보던 이총재가 "발언권을 주라"고 정리했다.
이의원이 발언을 끝내자 전날 당직을 박탈당한 민산 측이 반격에 나섰다. 박종웅의원이 "나도 발언권을 달라"고 요구하자 안상수.강성재의원 등이 "부산당 만들려고 하느냐"면서 고함을 질렀고 박의원과 임의원은 서로 밀치면서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 대신 마이크를 잡은 민산 측의 김명윤의원은 "고문 해촉 등은 총재의 권한이지만 '조자룡 헌칼 쓰듯이' 당을 독선적으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며 이총재를 내놓고 비난했다. 김의원은 이어 "정기국회가 열리면 외유갔던 의원들도 돌아오는데 총재가 개회일에 출국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총재의 외국 방문 일정까지 공격했다.
얼굴이 상기된 이총재는 "오늘 속시원하게 털어 놓았으니 다 풀자. 잘 다녀 오겠다"며 인사말을 대신하고는 서둘러 의총장을 떠났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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