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동티모르 파견단(UNAMET)의 철수가 시작된 가운데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군의 개입을 비난하고 유엔사무총장이 평화유지군 수용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인도네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일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제금융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익명을 요구한 IMF의 한 대변인은 "IMF는 인도네시아에서 전개되고 있는 사태를 계속 주시할 방침"이라면서 "구제금융 추가제공을 위한 협상은 일단 보류됐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계엄령 선포에도 불구하고 동티모르가 "약탈과 방화, 학살극이 난무하는 무정부 상태로 치닫고 있다"면서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체없이" 받아들이라고 인도네시아 정부에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질서와 치안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들여여할 때가 왔음이 이미 명백해졌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는 반인륜 범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감정적이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충격을 받았으며 깊은 실망감과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1일 자정) 공개회의를 소집, 평화유지군 파견을 수용하도록 인도네시아를 설득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하와이 힐컴 공군 기지에 기착한 클린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폭력 중단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며 국제 평화유지군의 주둔을 허용해야 할 것 "이라고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실력자 위란토 장관은 평화유지군 파견 수용 문제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한 걸음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해 기존의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동티모르 주도 딜리에서 호주로 탈출한 노벨 평화상 수상자 카르로스 벨로 주교는 "딜리는 파괴되고 완전히 불탔다"면서 인도네시아가 "학살극과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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