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험 피하는 안정적 투자 기법

선물 투자가는 거래유형별로 헤지(Hedge)거래자와 투기(Speculation)거래자로 나눌 수 있다. 투기거래자는 선물시장의 방향을 미리 예측해 오를 것 같으면 선물을 매수하고 내릴 것으로 보이면 매도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투자자다. 선물거래가 제공하는 높은 레버리지(Leverage)효과, 즉 한꺼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스스로 위험한 선물 포지션을 떠안는 것이다. 반면 헤지거래자는 현물시장의 포지션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시장에서 그 반대방향으로 거래한다.

예를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해외 기관투자가의 경우 대우사태 등으로 증시가 상당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면 주가지수 선물을 매도하는 헤지 포지션을 취할 것이다. 한국 증시가 하락, 현물시장에서 손실을 봐도 선물매도 이익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올 연말쯤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중인 중소기업이 그 때 10억원 가량을 은행으로부터 융자받을 계획이라고 가정해보자. 현재 대우사태 및 이에 따른 투신권의 환매사태, 예상을 뛰어넘는 2/4분기 경제성장률 등으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중소기업은 현재의 금리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연말에 필요한 자금을 앞당겨 차입할 수도 없다. 이 경우엔 CD금리 선물을 매도해 대출 금리를 현재시점에서 확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말에 금리가 올라도 금리선물 매도에 따른 이익으로 상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선물을 활용하면 여러가지 위험요소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제조업체는 해외 수출뒤 선물을 이용해 헤지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 환위험을 헤지하지 않아 운좋게 환평가 이익을 얻더라도 책임을 추궁한다. 정상적 영업이익만 추구하지 다른 요소로 손익이 왔다갔다하는 경우는 철저히 배격하기 때문이다. 환율 등의 변화로 당기순이익 변동이 극심하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하태형.LG선물 국제부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