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B.J 하비비 대통령이12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동티모르에 유엔평화유지군이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힘으로써 국제사회는 동티모르에서 유혈폭력 등 혼란이 더 이상 계속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동티모르에 진주하게 되면 현지의 독립반대파 민병대들은 더이상 약탈과 방화, 살육을 자행할 수 없게 될 것이며 동티모르는 일단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수순을 정상적으로 밟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독립 반대파 민병대들이 주민들에게 유혈 폭력을 휘두르자 동티모르에 계엄령을 선포했지만 군과 경찰이 민병대와 합세하는 양상마저 보여 결국 인도네시아 군병력으로는 민병대의 폭력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오는 11월 헌법상 최고기관이 국민협의회(MPR)에서 동티모를 독립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하기 전에는 동티모르가 여전히 인도네시아 영토이기 때문에 국제 군병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텨왔으나 국제사회의 경제적정치적 압력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지난 97년 경제위기로 추락하던 경제가 올해 초 부터 겨우 회복세에 들어가고 있었으나 동티모르 사태로 국제사회가 경제적 제재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인도네시아 이달중 전달할 예정이던 구제금융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밝혀 경제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환율은 연일 상승해 달러당 7천루피아이던 것이 9천루피아까지 올라감으로써 겨우 회복세에 들어선 경제의 발목을 잡았었다.
국제·정치적으로도 미국이 군사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열린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인도네시아는 국제사회에서 고립으로 치달았다.
이에 따라 위기를 느낀 하비비 대통령은 이날 2시간30분동안 핵심각료들과 군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고 유엔평화유지군 수용을 결정한 것이다.
이제 문제는 유엔평화유지군이 얼마나 신속하게 파견될 것인가 여부이다.
앞으로 동티모르의 독립이후 동·서티모르의 반목과 티모르해의 유전개발 등이 다시 불씨로 남은 가운데 세계의 우려를 자아냈던 동티모르 사태는 일단 진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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