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민원성 집회 등 참가자

각종 집회시위 현장에 출동하여 진압경비 근무를 수행중인 경비경찰관이다. 우리나라 집회시위 문화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시위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느낀 점에 대해 몇마디 하고자 한다.

대구 중구 관내는 시청 등 관공서와 대형병원, 그리고 동성로를 포함한 시내 중심지를 관할하고 있어 민원성 집회 및 노사관련 집회, 시국관련 집회 등 크고 작은 각종 집회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집회시위에 대해 우리 경찰은 경비경찰의 임무인 공공의 안녕과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그리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거, 평화적인 집회시위의 보호와 불법시위에 대처코저 시위현장에 출동하여 경비근무에 임하고 있다.

이러한 경비근무를 하다보면 경찰과 시위자들간에 마찰이 일어나는 경우가 가끔씩 있는데, 새 정부 출범 후 우리 경찰의 시위대처는 최루탄을 쏘지 않는 인내 진압이 기본 방침으로 설정되어 있어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시위에 대처하고 있다. 또한 경찰 장구인 경찰봉의 사용 조차도 엄격히 자제하며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그리고 진압대원들에 대해서도 시위자들의 어떠한 욕설과 행동에도 일체의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말도록 철저한 교육과 지시를 하고 있다.

경찰의 시위대처 방법이 강경진압이 아닌 이러한 온건적인 인내 진압으로 대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노사관련 집회 및 민원성 집회 시위자들이 경비경찰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돈을 얼마 받고 여기에 왔나'는 등의 경찰을 모욕하는 말을 서스럼 없이 하고 있다.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에게 이러한 모욕적인 말을 해서야 되겠는가? 경찰은 단지 주어진 임무에 대해 묵묵히 그 일을 수행하고 있을 뿐인데…. 시위자들에게 인권이 있듯이 우리 경찰에게도 당연히 인권이 있다. 시위현장에서 국가 공권력을 모독하는 이같은 발언은 제발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적법한 집회시위와 이성적인 행동만이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지지를 받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경찰이나 시위자들 모두 같은 인격체로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성숙한 시위문화 정착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이경섭(대구 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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