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민주산악회 재건 연기 결정으로 여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은 민산이라는 최대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내년 총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반기는 분위기고 여권은 야권분열의 기대가 물거품이 되면서 초조한 기색이다.
○…국민회의는 일단 애써 무관심한 표정이다. 이영일대변인은 "저쪽 당 내부 일로 논평할 사안이 아니다"며 대응을 삼갔다. 그러나 당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벌써부터 총선전략에 대한 전면 수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민산이 재건될 경우 야권이 두 개의 야당으로 갈라질 것으로 보고 총선전략을 짜왔지만 이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는 이 때문에 자민련 측의 반대로 주춤하고 있는 합당론이 재론되고 있다. 단일야당에 맞붙어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합당 이외에 방법이 없다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자민련도 민산 재건 연기 결정에 환영논평을 냈지만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양희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의 현실정치 개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며 민산 재건은 처음부터 불필요한 일이었다"며 "일단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당장 민산 재건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국민회의 내에서 합당론이 재론되는 등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어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긴장도가 더하고 있다.
○…여권 TK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민산 재건 연기로 한나라당의 기세가 더욱 등등할 것으로 보여 "이젠 비빌 언덕조차 없어진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심지어 탈당 등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려 했던 의원들 조차도 "이제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 아니냐"며 풀죽은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민산 재건 연기를 재기의 호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박철언의원은 "변화와 새출발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며 "대통합이든 제3의 길이든 택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그동안 야당은 DJ가 YS부자를 봐주면서 야권을 분열시키기 위해 민산을 재건하려 한다는 유언비어가 돌았지만 이제 그 근거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이나 자민련 박태준총재 등 여권 수뇌부들도 총선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통인식을 갖고 기존구도에서 당세 확장과 독자적인 지지기반 확충밖에 길이 없다며 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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