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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연주회를 다녀왔다. 모처럼 좋은 연주를 접할 수 있어서, 분위기를 흐트리는 상황이 몇가지 있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연주회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연주회는 연주자와 청중, 그리고 완벽한 연주공간이 잘 어우러져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주자에 대해서는 음악평론가들의 몫으로 남기고, 청중과 연주공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음식을 먹을 때도 테이블 매너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을 듣는데도 보편적인 매너가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연주자가 최상의 연주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소리'와 관련이 있다. 특히 연주 시작 직전에는 어떤 소리도 자제해야 한다.

연주가 끝나면 연주에 대한 공감이나 연주자에 대한 사랑을 박수로써 표시하는데, 언제 박수를 쳐야하는지 자신 없을 때가 많다. 서양음악은 한 곡이 여러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면 모든 악장의 연주가 끝났을 때 치는 것이 원칙이다. 연주가 끝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눈치껏 칠 경우가 많은데, 연주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연주가 끝났다는 것을 충분히 알도록 해준다. 여운을 즐기는 것 까지 감안하면 박수는 빠른 것 보다는 늦는 것이 낫다.

공연기획자들은 충분한 좌석과 좋은 음향상태를 갖춘 공간이 대구에는 별로 없다고 하는데 새로운 연주 공간 확보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기존 공간의 미비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연주와 감상에 적합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공조시설의 확보와 출입문이나 의자의 삐걱거리는 소음을 없애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교통사고 다발지역의 도로구조를 개선해서 사고발생을 줄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주 중에 들리는 난데없는 휴대전화나 무선호출기의 신호를 막기 위한 전파차단 장치도 필요하다.

모두 함께 만드는 좋은 연주회를 기대하지만 그래도 클래식을 들으면 솔직히 잠이 올 때가 많다.

대구방송 FM제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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