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린교육=말을 배우는 국어-경화여고 1학년

오후 3시10분. 6교시는 이선희교사가 교실 왼쪽의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시작됐다. 교실 오른쪽 대형 멀티비전에 컴퓨터 화면이 뜨고 가운데 교탁 위에는 교사용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있다.

소단원은 국어의 음운변화. 우선 5분 동안 지난 시간 배운 '음운의 변동현상' 복습하기다. 화면에 나타난 문제에 대해 3명의 학생이 차례로 발표하며 기억을 떠올려본다.

이번 시간의 학습 목표는 표준발음 익히기와 PC통신 은어·약어에 대한 의견발표. 먼저 비디오를 실행시키자 이승엽과 삼성라이온즈 트레이너의 TV 인터뷰 장면이 나온다. 사투리의 사용실태를 살피는 것이다.

이어 학생 각자가 헤드셋을 쓰고 배부받은 방송뉴스 원고를 읽으며 자신의 목소리를 컴퓨터에 녹음하는 시간. 각자 공유파일로 저장시킨 뒤 이교사가 자신의 컴퓨터에서 학생 몇명의 파일을 불러 실행시키자 스피커로 다소 어색한 목소리들이 재생됐다. 방송사 아나운서의 실제 발음을 들어보며 차이를 비교, 토론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이교사가 표준발음의 중요성, 사투리의 기능과 가치를 설명하는 것으로 매듭됐다.

다음은 PC통신 은어·약어 사용의 문제점 발표하기. 먼저 2인1조가 돼 준비해온 과제물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학생 2명이 디스켓 한장을 들고 앞으로 나가더니 한명은 이를 실행시키고 한명은 설명한다. 과제물은 파워포인트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3개 조가 은어·약어의 실태와 문제점, 자신들의 생각을 차례로 발표했다.

끝날 무렵이 되자 표준발음에 관한 문제가 실린 학습지가 배부되고 이를 풀어본 뒤 다음 시간의 과제물을 나눠주고 수업이 마무리됐다. 한시간 동안 이교사가 칠판에 쓴 글자는 단원제목 뿐이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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