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교차지원 확대 어려운 과목 피하자

대학들이 우수인재 유치, 학생 확보 등을 위해 앞다투어 입시 교차지원을 확대하고 편입학에서도 전공구분을 없애면서 고교 문·이과 구분의 의미가 퇴색, 수학이나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를 접수한 결과 인문계가 46만6천여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4만명, 예체능계가 11만9천여명으로 2만3천여명이 각각 늘어난 반면 자연계는 30만9천여명으로 3만6천여명 줄었다. 대구·경북의 경우에도 인문계 3천여명, 예체능계 2천600여명 증가했으나 자연계는 4천여명 감소 했다.이같은 현상은 계열 구분 없이 부분 또는 전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는 교차지원을 허용한 대학이 전국 186개 대학 가운데 170개에 이르러 수험생들이 공부하기 부담스러운 수학, 과학을 피하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험생 중에서는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학의 모집인원도 자연계열이 많아 올 입시에서는 자연계 중하위권 학생이나 공고 학생들이 시험은 인문계로 치르고 지원은 자연계로 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예 수능시험 출제범위가 가장 좁은 예체능계로 시험을 치른 뒤 의대나 치대, 한의대 등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상당수 대학들이 편입생 확보를 위해 전공제한을 폐지하거나 전공시험 대신 대학성적, 면접 등으로 전형을 실시하고 있어 취업이 어려운 인문계열 대학생들이 자연계열 대학에 편입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고교에서는 2학기 들어 수학이나 과학과목을 포기한 중하위권 수험생이 부쩍 늘었으며 일찌감치 수학과 과학을 외면하는 2학년생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학교사는 "수학Ⅱ 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거나 아예 엎드려 자는 학생도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문·이과 구분의 의미가 사라지고 고교의 수학, 기초과학 수업이 파행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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