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호주 방문 이모저모

◎…김대중대통령은 17일 오전 호주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헌화. 호주 전쟁기념관은 호주군의 참전 기록을 보관·전시하고 있으며 한국전의 경우 51년 4월 23,24일 벌어진 가평전투를 중심으로 각종 사진과 무기 등을 전시.

곧바로 국회의사당으로 이동,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 이어 양국 정상들이 임석한 가운데 관계 장관들이 한·호 과학기술협력협정에 서명하고 민사사법공조조약을 체결했으며 자원협력양해각서를 교환. 이어 15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은 하워드총리의 조속한 시일내 방한을 요청했고 하워드총리도 사의를 표명하면서 기꺼이 이를 수락.

정상회담후 국회의사당 귀빈접견실에서 로렌스 브레르튼 노동당수대리를 접견. 또 김대통령은 하워드 호주총리 내외 주최 오찬에 참석해 21세기 동반자 관계로의 발전을 희망.

김대통령은 이날 답사를 통해 3년전 야당총재 시절 호주 시드니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찾아서'라는 주제강연을 했던 점을 상기시킨 뒤 "한국 역사상 처음 있었던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와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런 나의 생각이 옳았음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감회를 피력.

오후에는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공식에 참석, 한국전 전몰용사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

◎…김대통령은 전날인 16일 오후 시드니 컨벤션센터에서 교포 350여명이 참석한 교포간담회에 참석, 이들을 격려.

김대통령은 "80년 5·17쿠데타때 잡혀 갔고 사형선고까지 받았을 때 그때 풀려난다면 다시는 정치를 안하고 외국에 가서 겁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싶었으며 바로 그곳이 호주"라면서 "그 이후 호주에 살지 못했고 대통령이 됐는데 그 때 살고 싶어했던 곳이니까 대통령을 그만두고 살라고 하면 대통령을 계속하겠다"고 말해 좌중이 폭소.

김대통령은 또 "지금은 세계화 시대로 우리 민족의 배타성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호주속으로 들어가서 충실한 호주인이 되어야 하며 그러면서도 자식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

이날 저녁 윌리엄 딘 총독 내외가 주최한 국빈만찬에는 하워드 총리 내외까지 참석, 분위기가 더욱 고조.

이날 헤드테이블에서는 동티모르와 인권문제가 주화제였으며 그외 남북관계·한국경제문제도 거론. 특히 호주 고위인사들은 김대통령이 APEC에서 행했던 동티모르와 관련된 활동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몇 차례에 걸쳐 죽음의 고비를 넘긴 김대통령의 역정을 전해듣고 놀라기도 했다고 박준영청와대대변인이 전언.

캔버라·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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