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국면으로 치닫던 대구시와 시의회의 갈등관계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 보름간의 유럽 시장개척단 활동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문희갑시장이 17일 아침 시의원들을 조찬에 초청, 자신의 부재중 발생한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머리를 숙였기 때문이다. 문시장은 이날 조찬 모임의 인사말에서 "제가 없는 사이 집행부와 의회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 아팠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집행부는 의회에 대해 권위적이거나 경시를 한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문시장은 이어 "고급 관료와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가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제가 없는 사이 집행부에 의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어찌됐든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를 보는 시민의 여론을 들어 "지금까지 보완.협력관계를 어느 시.도 보다 잘 유지해 온 대구시와 의회가 시민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끼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집행부와 의회 관계의 위기도 아니며 그런 상황에 이르러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시장은 그래도 부족하다 싶었는지 "의원 여러분들도 무슨 문제가 있다면 저에게 직접 지적과 충고를 아끼지 말아 달라"며 "저도 여러분들에게 저의 생각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시 한 번 자신의 부재중 벌어진 사건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날로 예정돼 있는 시정질문과 18일 폐회 등 의사일정과 관련 문시장은 조찬장을 떠나면서 "의회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처럼 문시장이 인사말을 통해 무려 6차례나 사과하고 유감을 표시하자 이날 참석한 의원들의 표정도 많이 풀리는 듯했다.
답사에 나선 이성수의장도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상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시민 생활을 편하게 해야 하는 수레의 양 쪽 바퀴로서 의회와 집행부는 갈등과 반목보다는 화해와 협조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시장님의 시장개척활동 성과와 무사귀국을 축하한다"고 답사에 대했다.
한편 이날 문시장 초청 시의원 조찬에는 29명의 재적 의원 가운데 25명이 참석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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