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 세계는 많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기 위한 변화 속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지식·정보화 사회'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신지식', '신지식인'이라는 말이 한창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신지식'이니, '신지식인'이니 하는 용어의 개념이 아직 불분명하여 그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음도 사실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신지식', '신지식인'이라는 용어가 가리키는 대상은 진정한 지식, 지식인이 아니라는 거부감조차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지식은 인간이 선택한 가치와 목적과 관련하여 의미를 갖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면서 선택할 삶의 목적과 가치를 생각해 보면서 진정한 지식이란 어떠한 것이라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개발, 개선, 혁신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식을 신지식이라 하고 그러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신지식인이라 한다. 따라서 '신지식'이니, '신지식인'이니 하는 말은 그 바탕에 경제적 풍요 달성이 전제되어 있다. 그렇다면, 신지식은 경제적 풍요의 달성을 가치와 목적으로 선택한 경우를 전제한 지식을 가리키게 되고, 신지식인도 그러한 삶의 가치와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물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일부 사람들은 '신지식', '신지식인'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거부감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삶의 가치와 목적이라는 것이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다 하여, 혹은 IMF 관리 체제와 같은 경제적 어려움이 닥친다 하여 그렇게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산업사회가 종말을 고하고 정보사회가 도래하여 지식과 정보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할지라도 자연과학적 지식과 관련 정보가 우리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가치와 목적은 본질적으로는 변할 수 없는 것이므로 지식도 '신지식', '구지식'으로 구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지식'이라는 용어가 탄생한 것도 과학의 발달로 누리게 된 혜택만을 강조하면서 과학의 유용성이나 실용성만을 중시하는 견해가 별 거부감 없이 수용되는 현상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자연과학적 지식은 물질적 풍요를 달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부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자연과학적 지식은 그것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스스로 반성하고 제어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진정한 지식이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우리가 세운 목적의 의미를 항상 반성하고 재검토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신지식의 힘으로 이룩한 물질적 풍요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과학적 지식은 그 유용성이나 실용성의 측면에서 물질적 풍요와 연결될 때는 특히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 지식, 정보가 부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것을 반성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인문 과학은 더욱 필요하다. 따라서 지식 기반 사회를 구축함에 있어서 '지식'은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자연과학적 지식과 그것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인문과학적 지식을 고루 갖춘 것이 되어야 한다.
대구외국어고 김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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