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이낸스등 유사금융 부실 백태

무더기 인출 사태로 파행을 빚은 파이낸스 등 유사금융업은 상당수 업체들이 고수익으로 투자자들을 현혹,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수익이 불투명하거나 성사 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등 갖가지 부실한 방법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가 난 파이낸스 등 유사금융업체는 전문금융기관인 것처럼 행세하며 온갖 '상술'을 동원해 자금을 유치했으며 구체적인 자금운용은 간부 직원들 조차 모를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어 투자금이 불투명하게 운용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유사금융업체들은 대부분 사주나 소수 임원들이 자금을 관리하며 자금투자처, 사업내용 등에 간여할 뿐 고객들과 상담하는 직원들이나 영업사원들은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해 모를 정도로 폐쇄적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이들 업체들은 '00파이낸스' 'XX캐피탈' '△△투자금융' 등의 간판을 내걸면서 주로 세상물정에 어두운 가정주부 등을 자금유치 대상으로 삼아 '새로운 선진국형 금융기법', '여신전문금융기관' 등으로 알리며 고급 가구와 실내장식, 친절한 상담, 사은품 제공 등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대구시 동구 모 투자금융 지점은 월 수익률 20%를 내세우며 외국의 관광개발 사업에 투자한다며 자금을 유치하고 있는가 하면 다른 업체는 사업 시행여부조차 불투명한 팔공산 갓바위 삭도 사업에 투자한다며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또 대구지역 다른 유사금융업체는 19일간 일정액을 투자하면 19%의 배당금을 지급한다며 투자자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자금이 투자될 대구 인근 공사현장에서 투자설명회까지 열었다.

최모(56.여.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자금을 투입하는 사업장을 보여준다고 해서 가보니 나대지에 굴삭기 등으로 대지정리하는 것만 보여줘 미덥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유사금융업의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기피 현상이 나타나자 파이낸스협회에서 기금을 조성, 투자금을 보호받을 수 있으며 조만간 제도권 금융업으로 편입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현혹해왔다.

이와 함께 대부분 업체들은 임직원들에게 투자를 유도하거나 자금을 유치할 경우 유치금액의 2~5% 수준의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도 동원했다.

金敎榮.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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