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긋불긋 '하늘 캔버스'에 칠을 해보자

우방랜드내 300m 높이의 우방타워에 20~120m 길이의 천 수십개를 설치, 대구시민 모두가 어느 방향에서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설치미술전이 열린다. 오는 10월1일 개막되는 대구시 달구벌 축제 행사의 하나로 열리는 설치미술가 전종철씨의 '인식과 시공간의 설치풍경'전이 그것.

타워 150m와 130m, 120m높이 세 군데에 설치된 천들이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셀 수 없이 다양한 형태와 상황을 연출, 대구시민들의 미술적 상상력을 자극할 전망이다.

이번 작품은 태극무늬에서 그 이미지를 빌려와 150m 높이에는 순수성을 상징하는 흰색천을, 130m에는 태극을 나타내는 적색과 청색천, 120m에는 현실적 복합성과 다양성을 함축하는 오방색천을 설치하게 된다.

작품설치의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도 마련된다. 타워주변 가로수는 물론 각종 구조물에는 흰 천을 두르고 작품을 공개하는 30일 전야제 사흘전부터 하루에 한 단계씩 설치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의 경과속에 늘 봤던 타워의 고정적 이미지가 변화되는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황의 가변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

30일 전야제에는 작품공개와 함께 디자이너 최복호씨의 패션 퍼포먼스, 행위예술가 윤명국씨의 행위예술, 현대무용가 김지영씨의 공연이 어우러져 이번 설치전의 의미를 더한다.

전종철(41)씨는 "소수 애호가들만을 위한 미술에서 탈피, 대중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화랑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난 전시를 계획했다"며 "이번 설치전은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전시가 성공할 경우 서울 남산타워, 부산 용두산공원 타워 등 각 도시의 대표적인 타워를 소재로 2000년 12월31일 설치미술전을 열어 20세기를 마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씨는 경북대 예술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미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는 11월 독일 쾰른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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