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전의 사랑과 성실성 세계가 추모

미하일 고르바초프(68) 소연방 초대이자 마지막 대통령의 영부인 라이사 막시모브나 고르바초바 여사〈가 20일 독일 뮌스터시(市)의 한 대학병원에서 백혈병으로 숨졌다. 향년 67세.

지난 51년 모스크바 국립종합대학교 철학부 학생일 때 같은 학교 법학부에서 수학하던 고르바초프와 만나 53년 9월 25일 결혼했으니 결혼 46주년을 불과 닷새 앞두고 타계한 셈이다. 그녀는 철학부를 최우수 졸업했으며 석사학위를 땄다.

영부인 시절, 다른 소련 여인들과는 다르게 밝고 활동적이며 서구적이란 이유로 질시를 받았던 때에 비해 병상에 누운 라이사 여사를 향한 러시아인들의 감정은 사뭇 달라졌다.

러시아인들은 현재 그녀의 진실된 사랑과 성실성, 그리고 질시의 대상이었던 '용기'를 칭송하며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라이사 여사의 유해는 모스크바의 유서깊은 '노보데비치 사원'에 안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병상에 누웠을 때 러시아일간 이즈베스티야는 '품위있는 여성(레이디)'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이해하길 원치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바뀌었고 타인의 비애를 동정하는 법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슬픔에 찬 이 사건을 계기로 서로가 사랑했던 라이사-고르바초프 두 사람을 향한존경심을 목도하고 있다"

한편 라이사(67) 여사에 대한 추모가 전세계에서 줄을 잇고 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부인 나이나 여사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게 위로전보를 보내 아내를 잃은 슬픔을 함께 한다고 위로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아내 힐러리 여사도 성명을 발표, "라이사 여사의 사망소식을 듣게 돼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각각 고르바초프 전대통령에게 전보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한편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라이사 여사 사망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라이사 여사는 독일인들의 가슴에 뛰어난 품성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오래 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특히 여사는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구현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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