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사태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섬유.반도체.유화업계 등은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긴급 사태파악 및 향후여파 분석에 들어갔다.
▲지역 섬유업계는 대만과 경쟁관계인 원사 및 화섬직물분야에서 해외 대체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지 피해규모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은 21일 대만구 사직(絲織)공업동업공회 등을 통해 피해정도를 파악하고 있으며 화섬협회 등도 정보수집에 나섰다.
대만은 원사 및 직물분야에서 우리와 가격, 품질 경쟁을 벌여왔으며 최근들어 중.저가 제품으로 중국, 동남아 등지 시장을 잠식해왔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대만 원사업체들이 밀집한 타이중(臺中)지역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국내 원사업체들은 대만산 원사를 수입해 사용해온 국내 직물업체들의 대체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대만 섬유류 수입은 1억2천374만달러이며 상당부분을 원사가 차지하고 있다.
직물업체들은 대만산 직물을 중국에서 임가공해온 베네통 등 세계적인 의류업체들의 생산체제가 흔들리면서 주문이 우리나라로 몰려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견직물조합 관계자는 "직물의 경우 적어도 10%이상 해외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화업계는 에틸렌, 합성수지 등에서 중국 및 아시아시장을 놓고 시장확대 다툼을 벌여온 대만 유화업체들이 이번 사태로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타이완 최대 정유사인 CPC정유라인 1개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유화업체들도 대부분 일시적인 정전사태를 맞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짧은 시간의 정전에도 합성수지 원료가 굳어버리기 때문에 피해가 적잖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매달 5만t씩 기록해온 대만 업체의 수출이 중단되면서 유화제품 가격이 뛰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업계의 반사이익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64메가D램 가운데 가장 거래물량이 많은 8메가X8 PC-100의 미국 현물시장 시세는 21일 기준 15.92~17.23달러로 전날에 비해 최고 1.65달러나 올랐다.
대만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 16X4 싱크로너스 제품의 개당 현물가격은 13.38~14.47달러로 2배가량 폭등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 반도체산업의 중심지인 신주(新竹)사이언스 파크의 생산라인이 마비돼 최소한 6천300만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대만 국영 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반도체 7개 업체는 지진발생 이후 일제히 생산을 중단하고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D램 공급부족 상황에서 세계 D램시장의 11~12%를 차지해온 대만 반도체업체 상당수가 조업을 중단함에 따라 D램 공급부족은 더욱 심화돼 당분간 가격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만 업체 4개사는 일본의 도시바와 후지츠, 미쓰비시 등에 납품하고 있어 이번 사태로 일본업체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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