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자가 없는 성악이나 기악 독주회는 상상할 수도 없다. 전문적인 반주자의 영역은 무대를 조율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독주자와의 교감을 통해 곡을 함께 해석하고 연주 스타일을 만드는 것으로까지 나아가지만 국내에선 아직도 공연의 들러리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
대구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반주'의 올바른 위상을 세워나가기 위한 모임이 결성됐다.
정혜경·전지현·최숙영 3명의 피아니스트가 만든 '대구반주연구회'. 회장을 맡은 정씨는 독일 쾰른-부퍼탈 국립음대 및 하이델베르크-만하임 국립음대 대학원에서 반주를 전공했고, 미국 오레곤 대학에서 반주를 전공한 전씨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성악반주를 공부한 최씨 역시 정통 반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정씨는 "국내에서는 반주를 독주의 종속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세계무대에선 독주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공연의 일부를 책임지는 협력자의 관계로 인식하는 추세"라며 반주자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오는 27일 오후7시30분 대구어린이회관 연주홀에서 열리는 창단연주회도 사뭇 새로운 시도. 독주자가 반주자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반주자가 독주자를 초빙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 것이다. 프랑스 작곡가 뿔랑 탄생 100주년 및 대문호 괴테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연주회에서는 테너 박범철·클라리넷 연주자 김헌일·소프라노 양원윤씨가 출연, 괴테의 시에 곡을 붙인 독일 가곡들과 뿔랑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정씨는 "반주자도 솔리스트 못지 않게 전문적인 연주능력과 연구가 필요하다"며 "독주자와 함께 음악을 연구하며 양질의 음악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반주연구회는 앞으로 연주활동은 물론, 라벨·드뷔시·멘델스존 등 국내에 널리 소개되지 않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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