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의 의미는 남다르다. 아직 IMF의 고통이 국민 모두로부터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경제지표상으로는 벗어난 첫 추석이다. 그래서인지 귀향인파가 지난해보다 7.2%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의미가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20세기 마지막 추석이다.
그런데 추석때 마다 의식있는 국민이면 모두가 느끼는 것이 바로 민족대이동중에 일어나는 공공질서와 공중도덕문제이다. 우리는 유교문화의 전통에 따라 이웃과의 관계는 좋은 공동체정신은 가지고 있으나 남과의 관계에는 어설퍼서인지 도대체 공공질서는 엉망이다. 아예 끼어들기, 과속은 보통이고 일반차량은 못가게 돼있는 갓길로 달리기도 마다 않는다. 더욱 한심한 것은 고속도 주변에 휴지나 쓰레기 버리는 일등이다. 이러한 일들은 다행히 매년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어떻든 2002년 월드컵대회가 열리전까지만이라도 이러한 후진국형의 엉터리교통도덕만이라도 개선 되었으면 한다.
특히 올 추석에는 태풍과 호우가 겹치고 있다. 이런만큼 교통대란은 물론이고 각종 안전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도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누군가는 남을 위해 나서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을 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점에서 공무원은 물론 선진사회답게 일반 시민들도 나서야 한다. 호우로 인해 일어날지도 모를 각종사고에서는 예방과 조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각종 사고예방을 위한 신호체제를 확실히 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고향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그것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의 뿌리를 찾고 그에 따른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다. 고향의 정신이란 다름아닌 이웃과의 나눔의 정신이고 화합의 정신이다. 유교의 인(仁)에서 출발한 이런 인간적인 정신들은 살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정의 따스함에는 어느새 질서를 해치는 느슨함이 스며 있음을 우리는 부정해서는 안된다. 요즘 흔한 아시아적 가치가 가져온 모럴 해저드이다. 따라서 이번 고향 방문은 이러한 정신의 반성의 계기도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전통사상에서 살릴 것은 살리고 버릴 것은 버려야 새로운 천년을 대비하는 선진된 국민의 자세가 아닐까.
그리고 아직도 우리주변에는 경제위기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많은 국민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추석의 즐거움 속에서도 우리는 가난한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의 여유를 그리고 나눔의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20세기 마지막 추석을 보내는 국민의 자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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