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공연 "할수록 적자"

"불황 불황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제야 IMF 한파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달초 공연된 '코미디 클럽'은 700만원정도 제작비가 들어갔다. 그러나 열흘간의 총 수입액은 고작 168만원. 10여명의 대구 연기자가 비지땀을 흘린 댓가치곤 너무 초라한 결과. 극단은 하루 20만원도 안되는 '찬 바람'에 허탈을 넘어 경악했다서울의 대형 공연물도 마찬가지. 윤석화씨의 모노 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당초 4천명정도 관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2천500명을 겨우 넘겼다.

대형 악극 '가거라 삼팔선'도 힘들게 수지를 맞췄다. 기획사는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손해였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기획사마다 "지금은 잠수해야(?) 할 때"라며 움츠리고 있다. 극단 고도의 김종성 대표는 "이러다 아동극에나 매달려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예정된 공연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극단 고도는 10월에 공연 예정이었던 '코미디 클럽 2'를 무기한 연기했다. 10월에도 대구시립극단과 연극협회의 '니콜라이 고골의 감사관'과 악극 '굳세어라 금순아'외에는 전무한 형편.

지역 연극 공연계의 '찬바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 특히 매섭다는 얘기.

각 기획사들마다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결국 어려운 경제 현실. 기업들의 지원마저 끊긴 상태에서 제작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관객들의 호주머니도 실질적으로 가벼워진 것이다. 여기에 IMF 한파속에서도 그나마 효자품목이었던 악극이 최근들어 부쩍 퇴조기미를 보이는 것도 한 원인.

또 제작비 조달이 어려워 완성도 낮은 연극을 양산한 것도 원인중 하나다. 특히 공연계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주 관객층인 학생관객층이 무너진 사실. 비교적 'IMF 한파'를 덜 타던 학생 관객들에게 뒤늦게 실질적인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한 연극관계자는 "요즘 관객 1명은 예전의 10명몫을 한다"면서 꾸준한 연극 사랑을 당부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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