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千원장은 헬기로 고향가고

요즘 국민의 정부 장관이나 여당의 지도자급 행태가 국민의 눈밖에 나 있다. 한때는 유종근 전북지사가 소방용헬리콥터로 서울 나들이를 해 물의를 일으키더니 최근에는 김옥두국민회의 총재비서실장의 아내가 누가 봐도 권력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보험유치로 말썽을 낳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천용택국정원장이 고향을 방문하면서 공군 헬리콥터를 사용했다. 적어도 지금 현재까지의 보도로는 천원장의 사용(私用)이 분명 한 것 같다. 더욱이 천원장의 요란한 귀향으로 인해 광주 비행장에서는 천원장이 탄 헬기로 인해 민간기가 20분이나 착륙이 지연되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왜 이렇게 국민의 정부 고위급들은 공사구분이 명확하지 않을까.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공군의 헬기를 이렇게 사적용도로 사용해도 좋은 것인가. 공군에서도 "공적 업무에 한한다"고 말하고 있다. 옛부터 우리가 공직자로서 가장 으뜸 덕목으로 여겨온 것이 공사를 구분하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개혁이다. 가장 많이 개혁을 외치는 정부의 지도자급 관리가 이 정도밖에 안되면서 일반 공무원에게는 어떻게 개혁하라고 요구할 것인가.

김옥두 총재비서실장 부인의 보험영업도 공사구분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등 선진국서는 공사구분이 명확한 관계로 가끔 부업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적 정서로서는 절대로 맞지 않는 일이다. 약국을 경영하던 복지부장관 부인이 폐업을 했을 때 왜 국민은 박수를 보냈겠는가.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비효율이 싹트고 공정성 결여나 투명성부족이라는 부조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업보고는 기업회계와 개인회계를 혼동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부고관들은 혼동해도 된다는 뜻인가. 정부가 모범을 보이고 솔선수범해야 할 때이다.

홍순영외통부장관이나 남궁석정통부장관의 경우는 행동은 아니지만 발언이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홍장관은 동티모르 파병을 두고 인권을 위해 파병한다는 당초의 발언과는 달리 '미국의 요청'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자주국방의 원칙과 위배된다는 말썽이 일자 진의가 잘못 전달 되었다면서 말꼬리를 바꿨다. 남궁장관 역시 "감청 시설 관리를 관련 수사기관에 이관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도청·감청이 인권문제등에서 숱한 말썽을 낳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한나라의 장관이 이렇게 발언해도 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왜 이러나 높은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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