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전 피난길에서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학살당한 영혼들을 달래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진실 규명과 희생자들에 대한 미국측의 배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6·25전쟁 때 미군이 저지른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이 최근AP통신의 추적 취재로 실체가 드러나면서 주민들은 미국이 이번에는 그 사실을 인정할 것인 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당시 12세 소녀로 총에 맞은 상흔이 아직까지 남아 왼쪽 눈이 함몰된 양혜숙(62.여)씨는 "산 속에 숨어 있다가 미군이 피난시켜 준다고 하길래 500~60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 피난대열에 끼었다 어머니를 잃었다"며 그날의 사건을 회상한 뒤 "이번기회에 그 실체를 미국이 인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미군이 영동읍 주곡리와 임계리 주민 등 500~600여명을 피난시켜 주겠다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로쪽으로 이동시킨 뒤 기총사격을 가했다"며 "사건발생 50년이 되도록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데다 위령탑조차 없어 원혼들이 아직 눈을 감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욱이 사건의 실체 확인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핵심현장인 노근리 경부선 철도 굴다리의 기관총 탄흔을 철도청측이 최근 시멘트로 메우고 도장까지 해 주민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94년 구성된 노근리 미군 양민학살사건 대책위원장 정은용(鄭殷溶·77)씨는"지난 30여년간 생존자들의 증언과 한국 전사자료 등 국내외 관련 문서를 입수해 수차례에 걸쳐 미국 정부와 의회에 공식적인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AP통신의 집중 조명으로 그 실체가 미국측에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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