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 전자업체 진출·영화타이틀 대거 출시

꿈의 저장장치로 각광받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가 하반기부터 급부상할 조짐이다. 국내 대형전자업체들이 DVD시장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한데다 컴퓨터에 장착되는 DVD롬 드라이브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 그간 부진하던 DVD 타이틀(게임, 영화 등 소프트웨어)도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DVD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DVD는 광디스크 한장당 2.6~5.2GB(기존 CD롬에 비해 7배)까지 저장할 수 있고 10만번 이상 재기록해도 화질, 음질에 차이가 없다. 또 일반 VTR에 비해 두배 이상 고화질과 영화관 수준의 음향효과를 재현할 수 있다. 디지털이란 특성 덕분에 8개국 언어 더빙과 32개국 언어 자막처리가 가능해 차세대 저장매체로 떠오르고 있다국내에선 지난 96년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DVD 플레이어'를 처음 선보였다. DVD 플레이어는 VTR처럼 TV와 연결해 DVD에 담긴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을 재현하는 기기. 100만원을 웃도는 가격 탓에 지난해 보급대수는 3천여대에 불과하다. 게다가 DVD용 영화 한편 가격이 5만원을 넘고 출시량도 극소수에 그쳐 일반에 보급되지 못했다.

PC용 'DVD롬 드라이브' 역시 가격은 비싼 반면 최근 출시되는 40배속 CD롬 드라이브와 기능상 별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내수용 DVD 플레이어 2종을 출시하는 한편 소프트웨어업체와 함께 매달 30종 이상의 DVD타이틀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DVD 플레이어 최초로 화면 일부분 줌기능과 2배속 영상 검색시 정상 음성 청취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소니,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3대 DVD 플레이어 메이커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올해 세계 DVD 플레이어 시장점유율은 소니(25%)-파나소닉(20%)-삼성전자(17%)-도시바(17%)-파이오니어(14%)-톰슨(10%)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최근 DVD 제작용 핵심기술을 국내에서 첫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내년 DVD 플레이어 수요가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재 개발 중인 4.7GB급 차세대 DVD램 기술이 완성되면 DVD 타이틀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걸음마 단계인 국내 상황과는 달리 세계 DVD 시장은 폭발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비디오 대여점 중 절반 가량이 DVD 타이틀 대여점이나 판매점으로 바뀔 정도. 미국 내 DVD 플레이어 보유 대수는 연말까지 33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4분기 DVD 타이틀 판매량은 1천만장을 웃돈다. 일본과 유럽 역시 올해 DVD 플레이어 시장은 지난해보다 2~2.5배 성장, 각각 55만, 100만대 판매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DVD롬 드라이브 시장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 9월부터 전략시뮬레이션을 중심으로 한 게임 대작들이 DVD롬 타이틀로 출시되고 있어 게임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아직 CD롬 드라이브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이 흠이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초쯤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 등장한 주요 DVD롬 드라이브 가격은 5, 6배속 제품의 경우 88~115달러로 1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DVD 시장 확산의 최대 기폭제는 단연 영화 분야다. 컬럼비아 트라이스타·브에나비스타·20세기폭스 등 대형 영화직배사들은 조만간 한글 자막이 들어간 DVD 비디오 타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4만, 5만원에 이르는 DVD 비디오 타이틀 가격을 비디오 테이프 가격과 비슷한 편당 2만9천원선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쯤 현재 비디오 대여점과 흡사한 DVD 대여점도 국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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