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다니던 남편은 작년초 구조조정에 명퇴했다가 한달전에 그만뒀던 은행에 다시 임시계약직으로 재입사했다.
비록 계약직이었지만 은행에서 다시 불러준 것만도 고맙다는 생각에 남편은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의 얼굴이 편해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알고나서는 너무나 서글펐다. 회사에서 보너스를 줬는데 남편은 임시직이라는 이유로 받지 못했다. 예전에 같이 입사했던 동기들이 상여금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계약직의 비애마저 느꼈다고 한다. 더욱 참기 힘든건 되돌아온 사람들과 남아있던 직원간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겨 계약직으로 돌아온 사람들을 돈벌러 나온 사람으로 바라보는 눈초리는 정말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래서 남편은 요즘 회식자리에도 옛 동료들이 불편해 할까봐 참석하지않는다고 한다. 나는 우리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가정을 지키는 주부로서, 사회인으로서, 명퇴가장을 둔 아이의 엄마로서 사회화합을 위해 간절히 소망하고 제안한다.
지금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므로 회사 사정이 나빠지지 않는한 명퇴후 계약직으로 재입사한 사람들이 2년정도 큰 탈없이 근속할 경우 예전에 받았던 명예퇴직금을 회사에 반납하는 조건으로라도 다시 정규직으로 환원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것은 나만의 욕심이 아니라 IMF를 맞은 모든 명퇴 실직자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오새리(대구시 중구 수창동)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