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울진 原電, 이상없나

일본의 핵연료가공회사에서 발생한 방사능 유출사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 비록 우리나라는 고속증식로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 사고를 부른 19%의 고농축우라늄은 사용하지 않아 일본식 사고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의 경우 농축도 5%미만의 저농축원료를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원료의 가공공정 역시 일본의 습식 가공공법이나 수작업 대신 건식의 정형화된 공법을 쓰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나 관계전문가들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 우리의 원자력발전에는 적지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국민들을 또다른 불안에 휩싸이게 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울진원전 2호기의 주발전기에서 수소가 과다누출될 수 있다는 소식은 한마디로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예고한 것이나 진배 없다. 1일 34㎥의 수소 누출은 국내 원전사상 처음있는 일이며 이때 만약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할 경우엔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이미 2호기제작사인 알스톰사가 1일 수소누출량이 40㎥를 초과할 경우엔 발전을 정지하고 정비를 해야한다고 절차서에 규정하고 있는 터다. 비록 발전기내에 1%미만의 산소로 위험수치인 5%에는 휠씬 못미친다는 과기부의 해명은 있었지만 문제의 소지가 조금치만 발견돼도 안전관리시스템을 철저하게 보완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원전과 관련,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또 하나의 사실은 원전의 절반이상이 집중돼있는 동해안에 지진 발생위험이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기상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9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발생한 지진 총 244건중 울진· 경주 등 경북 동해안에서 무려 125회나 발생한 사실은 충격적이다.또 지진과 해일에 따른 피해 역시 근원적으로 챙겨봐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일본 근해에서 진도 7의 지진이 발생하면 90~120분만에 동해안이 해일의 피해를 입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전의 안전성 논란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우리는 원전관리를 맡고 있는 한전이 국내원전을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게 내진설계를 했다는 설명에 일말의 안도감을 갖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일본의 사고는 강 건너 불일 수는 없다. 모든 안전장치와 시스템, 자동감시망 등 안전문제 전반을 차제에 총점검할 것을 촉구한다.

또 이번 일본의 경우처럼 기술적 결함이나 공정상의 문제가 아닌 인위적 과실에서 비롯된 뜻밖의 사고란 점을 직시, 어떠한 의외의 사태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체제의 강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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