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교육 현실 너무 모른다"

4일 경북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의 이재오의원은 "교실과 학교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흥분했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바 있는 이의원은 먼저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고등학생보다는 중학생의 가출이 더 많은 현실을 알고 있나"라며 많게는 남학생의 두배나 되는 여학생 가출 건수를 들었다. "그런데도 교육현실은 교원들의 열성부족과 소명의식 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의원은 최근 성행하고 있는 '라이벌 스쿨(Rival Schools)'이라는 전자오락이 사제간의 결투를 소재로 하고 있고 학생들이 악당·폭력배로 등장하는 교사들을 칼 등 흉기로 죽이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학교 밖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학교 교육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그는 또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일일이 소개했다. 조PD, HOT, 베이비복스, 젝스키스, 지누션, Y·G FAMILY 등 소위 요즘 '잘 팔린다'는 인기 그룹들이 총 망라돼 있었다. 노래의 주제들은 교권과 교사들에 대한 반항과 적개심, 기성 세대에 대한 거부, 죽음에 대한 동경 등이라고 열거했다.

주로 랩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이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들 노래의 가사에는 주입식·천편일률식 획일화 교육에 대한 거부, '왕따현상', 아이들을 궁지로만 몰아넣는 지옥같은 교육현실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의원은 이와 관련, "교사와 학부모들이 과연 이런 내용을 담은 노랫말을 알고나 있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며 "학교나 가정에서 청소년들이 부닥치는 현실은 실로 심각한 상황인데도 어른들은 이들의 세계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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