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임스 트레필 '인간 지능의 수수께끼'

인간과 동물, 기계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이는 인간이 독특한 존재임을 증명해 주는 핵심 기제다. 진화게임에서 승리한 인간에게는 아직 다른 동물들이 흉내낼 수 없는 영역, 컴퓨터가 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남아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그 해답을 '인간의 두뇌' 즉 '지능'이라고 답한다.

과학저술가 제임스 트레필(미국 조지 메이슨대 물리학과 교수)이 쓴 '인간지능의 수수께끼(원제 '우리는 독특한가'·현대미디어 펴냄)'는 바로 인간지능에 대한 과학적 분석서이자 인간에 대한 탐구서다. 인간의 지적능력이 과연 유일무이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저자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바로 두뇌때문. 해부학적 관점에서 볼때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지을수 있을만큼 중요한 특징은 고도로 발달된 대뇌피질의 존재에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차이점은 정신적인 능력, 즉 언어나 행동 등 인간두뇌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문제는 동물이 아니라 기계에 있다. 컴퓨터는 인간 두뇌를 위협하는 최대의 상대다. 호모사피엔스가 탄소를 기초로한 과거의 생명체와 실리콘을 기초로한 미래의 생명체의 중간에 놓인 과도기적 존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낳기에 이른다. 인간의 지적능력이 유일무이하다는 명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대해 "언젠가는 컴퓨터도 그들만의 새로운 지능과 힘, 의식을 갖게 될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 저자는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수학적 진술중에는 증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괴델의 정리'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어떤 진술이 참인지 오류인지를 가릴 수 있지만, '앨거리즘'(논리적이고 단계적인 사고 수행방법)을 수행하는 컴퓨터는 반드시 참과 오류를 가릴 수 있는 진술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체스를 두는 '딥 블루' 컴퓨터를 예로 들어 보자. 초고속 컴퓨터의 경우 1초에 무려 2억가지 이상의 수를 계산한 후 가지치기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법한 7가지 수를 내다본다. 반면 인간의 방식은 다르다. 그냥 상황을 한번 훑어보고는 머리 속으로 두세가지 수를 내다보면서 100가지 정도의 배열형태를 생각한 후 체스 게임을 한다. 컴퓨터도 인간과 똑같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이끌어내는 방식, 즉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게 저자의 분석이다. 결국 우리 인간은 아직도 독특한 존재이며, 할 일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게 저자 트레필의 결론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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