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내 최부국인 독일의 쾰른시는 지난 5~6월 EU 정상회담 및 G8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각료.수행원들과 회담 결과에 반대하는 전세계 시민단체들로 북적거렸다.
유럽 시민운동 네트워크인 '실업과 사회적 배제,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유로마치'는 5월말 3만5천여명의 유럽인들을 동원, EU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거리시위를 벌인데 이어 6월 중순엔 G8 회담 반대시위에 1만5천여명을 동원했다.
자본세 부과를 주장하는 시민운동 네트워크인 아탁(ATTAC)도 비슷한 시기인 6월 24~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전세계 80여개국에서 1천여명의 학자와 시민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열었다.
'잘 사는 나라', '선진국'으로 믿고있던 유럽 국가에서 국제적 성격을 띤 대규모 시위가 연이어 벌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80년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시작된 뒤 거의 모든 유럽국가에서 실업률 상승, 복지제도 해체 등으로 엄청난 피해자가 양산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민운동 네트워크들은 당초 각 지역 및 사안별로 구성됐다. 그러나 점차 규모가 커지며 유럽, 동남아 등에선 상당한 세를 확보하게 됐으며 현재는 고차원적인 국제연대를 추진하는 단계다. 이들 중엔 로비, 캠페인을 통해 정부 법안이나 정부간 협정에 '사회적 조항' 및 '부속협정' 삽입을 요구하는 비교적 온건한 단체가 있는 반면 대중행동을 선호하는 과격한 단체도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성향을 보이는 중에도 주요관심 사안별 또는 지역별 연대를 통해 서로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세계질서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시민단체측에 역할을 분담시키는 경우도 있다. 지난 6월 아탁회의를 참관했던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프랑스 정부가 미국의 헤게모니에 저항하기 위해 자국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들을 은근히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구라운드 세계대회 제5라운드 '시민행동계획'에서는 세계시민운동의 방향성 점검, 2000년 운동목표 설정, 연대방안, 대구라운드 정신의 국제적 네트워크화 방안 등이 논의된다. 서경석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이 사회를 보고 아탁의 시민운동가인 크리스토프 아귀통, 비엘트 비엘트제마 '보스 엔즈(Both Ends)' 사무총장, 피터 바 '위드(WEED)' 사무총장 등 일본,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홍콩 등의 시민단체 대표가 토론자로 나선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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