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영남기행-(39)고도 관광경주의 중심 보문단지

동방의 빛,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기원전후 56대왕 992년동안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고 그 후 다시 천년동안 신라인의 문물을 지키고 이어온 경주는 돌 한 조각 풀 한 포기에도 신라인의 숨결이 묻어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10대 유적지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물론, 지사 등 지역 수장을 지낸 이들에게 가장 살고 싶은 곳을 짚어보라면 어김없이 경주가 빠지지 않는다.

문화 유적의 도시 경주의 전통성에 진주처럼 가미된 현대성. 전국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세련미를 자랑하는 위락·휴양시설 지대. 경주에는 제주의 중문단지마냥 보문이 있다.

그러나 보문은 이제 또 다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 쉽게 변해가는 사람들 입맛에 보문이 한계에 부닥치고 있기 때문. 이는 곧바로 경주의 한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1세기 시대 흐름을 읽고 관광수요에 대처하는 작업이 지금 보문에서도 한창이다.가을이 익어 가는 경주 시가지를 벗어나 동해안 감포가는 국도를 따라 가다 보면 덕동댐 아래 보문 호수가에 조화롭게 가꾸어진 보문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대와 현대의 조화속에 우아하고 정취있는 전통적 이미지로 조성된 보문단지.

밤이면 오색조명의 높이 100m 고사분수 아래 북적대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경주의 대표적 문화관광 상품으로 자리잡은 상설 야외공연장. 공연장 한켠에는 넋을 잃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신라 국악예술단이 펼치는 화려한 부채춤과 선녀춤에 연신'스바라시(훌륭하다)'를 외치면서 박수를 친다. 적막했던 보문단지의 밤이 볼거리가 등장하면서 과거의 나쁜 이미지를 씻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보문관광단지 시설은 특급호텔 4동 1천381실, 콘도2동 296실, 경주교육문화회관 27실, 소형숙박시설 10동 488실 등이 있다. 또 보문클럽 조선컨트리클럽등 골프장이 63홀에 달한다. 이밖에 물레방아 광장, 잔디광장 등 관광객들이 놀이 공간으로 활용할수 있는 곳만 7개소가 넘는다.

임근준(46·오락실경영)씨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하천과 야산(경주시신평동 등 5개동일대 323만평)을 휴양단지로 개발한 것은 우리의 저력이었다"며 대형무료주차장과 호수를 끼고 있는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이곳 보문단지가 자전거 요람으로 변하고 있다.

이곳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김동완(75)씨는 "관광객들은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신라 천년의 문화를 마음껏 체험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가지는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나양수 경북관광개발공사 홍보과장(45)은 "국내 관광지 대부분이 천편일률적인데 반해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차별화되고 특화됐다"고 말했다. 체험관광지라는 것이다. 골프장,경주월드, 보문호의 백조유람선과 보트, 온천욕에서 부터 문화유적지 답사, 영화감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 거리가 있다.

매년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 900만명 가운데 80~90%가 보문단지를 찾을 정도로 보문관광단지는 경주관광의 한 축의 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도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은 반드시를 보문단지를 경유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시설 확충 밖에 없다.

"사계절 전천후 관광지로 개발, 비수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용택 경북관광개발공사사장은 "감포관광단지개발, 경마장 건설, 신라촌 건설, 문화엑스포 상설 관람 등으로 보문관광단지가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의 어린이 대공원 보다는 규모가 적지만 경주월드의 경우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가을의 국화축제 등 화려한 이벤트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보문단지의 현대, 조선, 콩코드, 힐튼 등 특급호텔들은 전통적인 한국의 미와 현대적인 감각을 고루 갖춘 한국 최고의 호텔로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고품격 서비스를 실현함으로서 단지 조성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국빈과 더불어 대규모의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김용일 조선호텔사장은 "보문단지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으나 스쳐가는 관광지로 전락하고 있다"며 "미래를 다지는 시설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청소년수련관 종합오락실 소형 숙박시설 종합스포츠시설 온천 휴양시설 쇼핑센터 승마장 보문호를 끼고 돌 모노레일 전망휴게소 등은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들이다.그러면서도 조잡하고 무질서한 관광지로 전락되지 않도록 신경을 쏟아야 한다. 단지내 일부 자투리땅까지도 잘 가꾸어진 단지와 조화를 이뤄가며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주관광 활성화는 체계있는 보문단지 마무리 개발과 함께 20분 거리인 감포 제2 보문관광단지의 조성에 있다. 감포단지는 IMF이후 민간부분 투자 부진으로 사업이 중단 되고 있다.

경주시 감포읍 대본, 나정일대 120만평에 조성될 감포관광단지는 오는 2007년까지 7천300억원을 투입해 내륙관광단지인 보문단지와 연계하여 개발한다.

보문관광단지가 정적인 관광지라면 감포관광단지는 역사문화탐방,해양 레크레이션 등 동적인 관광지로 개발 예정이어서 두 관광지를 잘 연계한다면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등이 하나 둘씩 보문단지를 채우고 경주관광개발공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감포관광단지 청사진 또한 탄력을 받는다면 경주는 여느나라 국제 휴양지에 비해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년째 질질끌고 있는 신라인의 생활상을 재조명하는 신라촌 건설이 늑장으로 보문단지가 해가 거듭 할수록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보문단지와 인접해 추진중인 경마장 건설도 문화재 발굴로 지지부진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원식 경주시장은 "지방세 수입이 막대한 경마장 건설은 문화재발굴로 늦어지고 있으나 발굴이 끝나는 연말 또는 내년초가 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갖게한다.

글·사진 :경주 朴埈賢기자

보문관광단지=보문호를 중심으로 323만평의 부지에 숙박 레저 관광 놀이시설을 모두 갖춘 종합관광휴양지 보문단지가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감포단지와 연계, 새로운 관광명소로 탈바꿈하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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