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언어 전반·의미의 의미 고찰

프랑스 현대 사상계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질 들뢰즈(1925~95)의 대표작 '의미의 논리'가 한길사에서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베르그송, 화이트헤드와 함께 20세기의 대표적인 형이상학자로 불리는 들뢰즈는 변증법이나 마르크시즘·현상학·실존주의·구조주의 등 20세기의 굵직한 사조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60년대부터 독특한 철학사 연구를 시작한 그는 합리주의적, 관념론적 전통에서 벗어나 조금씩 철학 바깥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의 관심사는 문학과 영화, 회화 등 다양한 문화전반에 걸쳐 있고, 기와 선, 도가와 접목되기도 한다. 정치한 논리와 해박한 철학사적 소양을 바탕으로 독특한 존재론의 세계, 헤겔-마르크스의 변증법이래 가장 인상깊은 사회-역사철학을 펼쳤다. 69년에 발표한 '의미의 논리'는 바로 이런 연구경향의 신호탄과도 같은 저작이다.

'의미의 논리'에서 들뢰즈는 언어 전반, 의미의 의미를 고찰한다. 이 연구는 표상들의 역사와 사회적 욕망의 생산이라는 주제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연과 문화, 실체적인 것과 비실체적인 것들 사이의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사건(의미)을 탐구, 포괄적인 사유틀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사건-의미들이 계열화되어 이루는 장을 제시함으로써 이른바 '역동적 구조주의'라고 부를만한 종합적 선험철학을 제시, 현대 사유의 맥을 잇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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