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구제- 여· 야 모두 自黨에 유리한 제도 고집

16대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 선거구제도 정해지지 않았고 기존 정당이 내년 총선에 그대로 간판을 내걸지도 불확실하다.

여당은 전국정당화를 기치로 신당 창당과 합당의 수순밟기에 들어갔고 야당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다 유권자들의 물갈이 에 대한 욕구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래저래 총선 정국은 안개 속이다. 본지는 선거 6개월 전이라는 시점에 맞춰 △선거구제 △정계재편 △지역 정치권 풍향 등 3회에 걸쳐 내년 총선을 가늠하게 될 변수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국회는 게리맨더링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 1년 전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토록 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조항을 스스로 어기고 있다.

중선거구제냐 소선거구제냐를 놓고 여야가 맞서 있고 같은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당분간 위법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내년 총선이 어떤 선거구제로 치러질 지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다. 정치는 생물 이라는 표현처럼 언제 어떻게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선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확정해 둔 여권은 조만간 이를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소선거구제를 당론으로 택한 한나라당은 여권은 신당이나 합당 등 내부문제를 먼저 마무리 한뒤 선거법 협상에 임해야 한다 며 반발하고 있다.

여권의 중선거구제 도입 명분은 지역구도 타파와 선거비용 절감이다. 국민회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은 소선거구제를 고수할 경우 정치권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식의 지역구도를 면할 수 없다 고 지적했다. 박태준 자민련총재도 소선거구제를 통한 선거는 과열경쟁이 불가피한 고비용 저효율의 제도 라고 주장했다.

소선거구제 주장도 만만찮다. 한나라당의 이회창총재는 중선거구제를 다당제 유도를 통한 야당 분열 공작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선거구제에 대한 선호도는 결국 개개 의원들의 어떤 선거구제가 유리한가 에 달려 있다. 자민련 충청권· 국민회의 호남권 의원 및 한나라당 영남권 의원 등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의원들은 소선거구제를 선호한다. 대신 지명도가 높은 중진이나 지역 기반이 미약한 의원들은 중선거구제의 장점을 강조한다.

선거구제를 둘러싼 의원들간의 갈등도 만만찮다.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소선거구제로는 공동여당을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영남권에서는 소선거구제 일색이다.

반면 자민련은 소선거구제의 충청권과 중선거구제의 비충청권으로 갈려 있다. 국민회의는 김대중대통령의 강한 의지때문에 내심은 다를 지 몰라도 겉으로는 중선거구제로 통일돼 있다.

선거구제에 따라 지역 정치권의 변모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선거구제라면 지명도에서 유리한 거물급 여권 인사들의 출마 여건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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