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학 실험실 안전에 최선을

지난달 18일 서울대 실험실 폭발로 3명의 젊은 과학도들이 목숨을 잃은데 이어 이번에 다시 독가스 누출 사고가 서울대에서 또 발생했다. 다행히 신속한 중화처리와 긴급 대피로 피해는 없었지만 당국의 안전대책 발표 10일만에 같은류의 사고가 또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의 안전 불감증을 드러내고 있는것만 같아 충격적이다.

문제의 '포스겐'가스는 인체에 흡입되면 호흡곤란과 폐부종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되는 치명적인 독가스다. 이런 맹독 가스가 수백명이 드나드는 복도 한가운데 놓인 냉장고 안에 많은 약품과 함께 보관중이었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게다가 이들 저장시설에 잠금 장치가 없는 것은 물론 수많은 약품에 대해 폭발성, 독성 등에 대한 영문 표시외에는 별다른 주의 표시조차 없었다는 것은 우리의 안전관리대책이 어느 수준인지 더욱 짐작케 한다. 공교롭게도 2건의 실험실 안전 사고가 서울대에서 불거졌다뿐이지 지역대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니 더욱 심각하다.

경북대를 비롯한 역내 대학들의 경우도 경북대 370개, 영남대 150개 등 700여개 이상의 실험실에서 가스와 독성 물질, 중금속류 등을 다루고 있으나 역시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보도도 이미 있었다.

그런만큼 차제에 실험실 안전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더이상 희생이 뒤따르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물론 작은 예산으로 연구활동을 계속 하려다 보니 안전관리를 위해 돈을 쓸 겨를이 없다는 말도 나오겠으나 그보다는 안전관리에 대한 '마인드'가 근본적으로 없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되풀이된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포스겐 유출 사고로 대피소동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 방에 그런 맹독물질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이 실험실 앞방 교수의 말이고 보면 우리 모두가 실험실 안전관리에 대해 여전히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돼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할 것이다.

이번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아무리 예산이 모자란다 하더라도 위험물질이 있는 장소에는 최소한의 방호수단이 설치돼 있는가를 보고 없다면 설치하고 또 부실한 장치는 개체토록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관리를 대수롭잖게 여기고 대충대충 해치우는 안전불감증부터 우리 모두가 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재삼 강조코자 한다.

이번을 계기로 이 지역 대학을 비롯한 모든 대학이 실험실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 또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 사고에 대한 안전대책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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