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J 합당반기 펄럭인다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심상찮다. 공동정권의 성공적인 운영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건듯하던 박총재가 DJP의 합당논의에 줄기차게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11일 박총재는 김종필(金鍾泌)총리와 알력을 빚으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9일 합당은 악순환만 가져올 것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김총리가 발끈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나만 반대하나…"라면서 물러서지를 않았다. 결국 안달하는 쪽은 김총리가 돼 버렸다. 박총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김총리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를 해명하고 김용채 비서실장을 당에 진사사절로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급히 당을 방문한 김실장은 박총재실에서 아무도 만나지를 못했다. 조영장실장 등 박총재 측근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결국 김실장은 기자실을 찾아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하고 돌아갔을 뿐이다.

그렇다면 합당과 관련해 박총재가 이처럼 강력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유력한 해석은 합당과 관련된 논의에서 박총재가 철저히 배제되면서 갖게 된 소외의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의 근거는 박총재가 근본적으로 합당에 반대해 온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말연초 김총리의 당 복귀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합당이 추진될 경우 자신의 설자리를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과 달리 박총재의 중대결심이 임박했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구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최근 자파세력 50여명을 엄선해 당 발전특위를 구성한 것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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