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창원 티셔츠.퍼즐 얄팍한 상혼에 아연

아이 옷을 사려고 재래시장에 갔다. 한참을 고르다가 문득 성인용 코너를 봤더니 큼지막한 빨간 글씨로 신창원 티셔츠라고 써붙인게 보였다. 신창원이 잡힐때 입고 있었던 울글불긋한 프랑스제라는 그 티셔츠와 거의 똑같았다. 값을 물었더니 4만3천원이라고 했다.

신창원이 잡힐때나 그가 잡히기전부터 괜스레 의적이니 영웅시하는 풍조에 못마땅해 왔던터라 그 티셔츠를 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그런게 아직도 버젓이 이름붙여 써놓고 팔만큼 값어치 있는지 모르겠다. 또 그걸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그걸 노리고 그와 비슷한 티셔츠를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장사꾼들의 농간에 씁쓸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그는 어디까지나 도둑이고 강도고 범죄자다. 그에게 돈을 뺏기고 그의 칼부림 앞에 벌벌 떨어야 했던 우리 수많은 선량한 이웃과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데 그런 범죄자를 모델삼아 티셔츠를 만들어 파는건 너무나 지나치다. 장사꾼이야 돈만 벌면 그만이겠지만 지각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보고 이상한 생각을 할까 염려도 됐다. 한참전에 초등학교앞 문방구에 신창원 퍼즐까지 있는걸 봤는데 정말 장삿속에 혀가 내둘려진다.

배나현(대구시 북구 연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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