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간 다이제스트-절을 찾아서

시인 고은씨의 '절을 찾아서'(책세상 펴냄)는 전국의 명산과 명찰 61곳을 유람하며, 한국문화의 원형을 뿌리깊이 들여다본 문화기행집이다.

87년 초판이 나온 이래 17쇄를 거듭한 이 책에서 시인은 산사에 어린 눈물과 웃음, 구도의 역사를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탐미적 감성으로 그려낸다. 한국 전통문화의 모태인 불교문화의 시원과 부흥, 스러짐과 발전의 모든 것을 한눈에 꿰뚫어보며 1천500년의 한국불교를 조망하고 있다.

강원도 낙산사에서 출발한 시인은 신라불교의 장엄한 도량들이 자리한 경상도 땅에서 좀체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직지사, 보경사, 부석사, 분황사, 운문사, 불국사, 석굴암, 해인사 등 고찰들과 태백산, 소백산, 가야산, 지리산 등 명산이 옷소매를 붙들기 때문이다. 또 경기도와 서울,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까지 두루 편력하며 아름다운 우리 산천과 웅대한 불교 유적을 한눈에 넣은 시인은 스스로에게 던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한다. 이런 구도의 열망과 소망은 장엄한 대자연의 신비와 역사 앞에 선, 작지만 소중한 자기존재에 대한 감사와 경의로움으로 승화되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