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키스탄 군부쿠데타

파키스탄에서 12일 군사 쿠데타가 발생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육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군부가 나와즈 샤리프 총리 정부를 전복시키고 주요 국가 주요 기관들을 장악했다.

샤리프 총리는 동생, 일부 각료 등 측근과 함께 총리 관저에 연금돼 있으며 군은 국영 언론 매체 등 국가 주요 기관들을 접수하고 공항들을 폐쇄했다. 군은 또 4개 주 정부도 해산했다.

무샤라프 참모총장은 TV를 통한 대 국민 연설에서 현 정부가 모든 국가 기관들을 조직적으로 파괴했고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어갔다고 비난하고 정국 혼란을 종식하기 위해 군이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군부가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어온 정국 상황을 바로 잡으라는 대중의 요구에 따랐으며 상황을 시정하려는 자신의 권고와 모든 노력이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샤라프 총장은 샤리프 총리의 '이기적인 정책들'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비난하며 현 정부는 군부에도 개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경 분쟁을 빚은 인도를 겨냥한 듯 어떤 외부세력도 파키스탄의 현재 상황을 악용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어떠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주권과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샤리프 총리가 무샤라프 참모총장을 해임하고 후임에 측근인 지아우딘 부투 군정보국(ISI) 국장을 승진, 임명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거사에 들어가 2시간만에 방송국과 공항, 정부기관 등 주요 시설들을 접수하고 샤리프 총리의 관저를 포위했다.

군 소식통들은 샤리프 총리가 동생 샤바즈 샤리프와 함께 총리 관저에서 보호감금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를 방문중이던 무샤라프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오후 카라치 공항을 통해 귀국, 군 수뇌부와 샤리프 총리 축출 이후의 사태를 협의했다.

군 병력이 이슬라마바드를 비롯, 주요 도시에서 이동하자 일부 파키스탄인들이 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고 춤을 추는 등 샤리프 총리 실각을 환영했다고 현장 취재진들은 전했다.

파키스탄의 상황 급변에 따라 이웃 인도는 국경지역의 군 병력에 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긴급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여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히고 만약 쿠데타가 발생한 것이라면 민주주의 회복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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