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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세계인구 60억 돌파

영국의 고전학파 경제학자인 맬서스는 1789년 자신의 역저인 '인구론'에서 기하급수적 인구증가를 걱정했다. 그이래 세계 인구에 대한 수많은 비관적 예측이 나왔지만 그 결과는 거의 빗나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것은 맬서스의 예측과는 달리 인구증가보다 식량의 증가가 오히려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상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인류의 암담한 미래를 경고하던 당시의 세계인구는 8억명에 불과했다. 그이래 1850년 10억, 1920년 20억, 1960년 30억, 1976년 40억, 1999년 60억으로 계속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맬서스 주장의 예리함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맬서스는 농업기술의 획기적 발전, 특히 최근의 유전자 공학의 발전에 따른 식량의 획기적 증산은 염두에도 두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과학기술력에 의한 식량 증산으로 세계 인구문제가 해결된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대부분을 인구부담이 없는 주요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는 반면 식량생산력이 떨어지는 저개발일수록 폭발적인 인구 편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계가 풍요를 구가하는 한편에서 13억이 넘는 인류가 1달러 미만의 돈으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고 해마다 100만명이상이 굶어죽고 있다는 사실에서 '맬서스의 우려'가 여전히 부분적이나마 설득력을 갖고있는게 아닌가 한다. 12일로 세계 인구는 60억을 돌파했다. 이날 60억번째 태어난 아기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느 시인은 "나는 가난과 총알과 에이즈로부터 그리고 침묵과 어리석음과 부패한 인간들로부터 너를 지키겠다"고 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력은 모든 인간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다. 다만 지금 필요한것은 인종과 종교와 국가를 초월한 인간끼리의 사랑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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