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북이 이승엽 깜짝 도루

이승엽의 재치있는 주루플레이가 삼성의 2연승을 견인했다.

이승엽은 4회 도루하나로 롯데 배터리를 완전히 무너뜨리며 페이스를 삼성으로 몰고 갔다. 롯데 주형광으로부터 목쪽(경추 번)에 공을 맞고 쓰러진 이승엽이 넋이 빠진 표정으로 비실비실 걸어나가더니 잽싸게 도루를 할 줄은 누구도 생각못했다. 더구나 이승엽은 올 시즌 10도루밖에 기록하지 못한 거북이였다.

이승엽은 주형광이 롯데킬러 스미스에게 집중하는 틈을 노렸다. 이승엽은 벤치의 사인이 없었는데도 베이스에 붙어 있는 척하다가 투구동작을 훔쳐 2루로 내달렸다. 당황한 롯데포수 강성우는 2루로 볼을 던졌으나 악송구가 나와 이승엽은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김한수의 바가지성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는 경기에서, 더구나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벤치의 지시없이 도루를 감행하기는 어지간한 배포와 확실히 살 수 있다는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승엽은 프로 5년차에 불과하지만 야구센스와 대담성에 관한한 경지에 올랐다. 홈런만 많이 치는 것이 아니라 경기흐름을 읽을 줄 알고 팀플레이를 할 줄아는 진정한 프로였다.

반면 롯데의 기둥 마해영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투수의 신경전에 휘말리며 흥분, 타격에서 부진을 보이고 8회에 결정적인 주루 미스플레이로 경기의 맥을 끊었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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