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릭 지구촌-아랍권 여인들의 수난

존 휴스턴 감독이 만들고 잭 니컬슨과 캐서린 터너가 주연한 '프리찌가의 명예'라는 영화가 있다. 유명한 갱 가문의 킬러가 자신의 가문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물론 그녀도 그를 죽이기 위해 다른 집단에 의해 고용된 킬러였지만)을 죽인다는 줄거리를 가진 블랙 코미디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문을 지킨다는 이유로 가족에 의해 자살방조, 혹은 강요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했는데 아랍권에서는 아직도 '가문의 명예를 위하여…'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르단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말을 걸거나 데이트를 하는 것 조차도 가족들의 집단 폭행 대상이 돼왔다. 특히 성폭행을 당하면 가문의 수치로 인정돼 다른 시민들이나 국가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형벌을 주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반면 친척의 여자를 살해해도 법정에서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만 하면 고작 3개월에서 1년정도의 옥살이만 하면 풀려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런 이유로 요르단에서는 매년 25명의 여성이 살해되며 올해도 이미 16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권주의자들의 압력과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정부가 이러한 범죄에 대해 엄단할 것을 천명하고 나섰지만 오랜 관습은 깨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최근에도 12세의 소녀를 비롯 3명의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혐의자는 그들의 남자 친척들.

12세의 소녀는 허락없이 거리를 나돌아 다녔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한 살 많은 오빠로부터 쇠사슬과 뭉둥이로 폭행당해 숨졌고, 34살의 한 여인은 이슬람사회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는 기독교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오빠로부터 살해당했다는 것. 또 다른 21세의 여자는 사생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오빠에게 사살당했는데 혐의자들은 모두 당당하게 '가문의 명예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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