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붙은 부동산 시장-여유자금 대이동

한동안 뜸했던 지역 부동산 시장에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10월 이후 대구에서만 4천가구, 경산 사동에 1천가구가 넘는 신규 아파트가 나온다.

IMF 이후 최대 규모로 아파트 분양 정도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의 부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분양으로 재도약 기회를 잡으려는 주택업체간의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분양가는 서울 및 수도권, 부산, 인천, 광주, 대전 등에 비해 크게 낮은 평당 250만~340만원이다.

상가 시장도 뜨겁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변에 전문 상가가 들어서 기존 대로변 상가를 위협하고 있다. 서울·부산 등지에서 이미 보편화된 쇼핑몰이 지역 상권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아파트, 상가 등에 관한 정보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저금리에 따른 금융상품 수익률 감소, 널뛰기를 거듭하는 증권 등 갈 곳을 못찾고 있는 시중 여유자금이 부동산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눈에 띄게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유망 상품'을 노린 여유 자금이 서서히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부동산 임대사업 완화 조치는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집 2채를 가지고 이를 임대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등록 시점부터 5년 뒤 보유 주택을 매각해도 양도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다. 여유 자금이 1억원 이상인 주택 소유자가 중도금을 대출받아 신규 아파트 2채를 구입,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은행 금리보다 높은 재산증식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지 주택저널은 주택 값이 99년 이후 매년 3% 수준만 올라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로 임대사업을 하면 은행보다 수익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시작되는 임대사업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15~20%의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집이 없더라도 올 연말까지 신규 아파트를 계약하면 등기 이후 1년동안 보유한 뒤 되팔아도 양도세가 면제된다. 부동산 전매가 허용돼 투자 유망 아파트를 계약한 뒤 중도에 팔아도 일정한 차액을 노릴 수 있다.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및 전문 상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면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수성구 시지, 달서구 용산지구, 대곡지구 등은 미분양 물량이 거의 없는 가운데 주요 평형대의 거래가격이 분양가에서 1천만~2천만원 상승한 반면 칠곡 3지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반면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역 구분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시지, 성서 등지에서 33평형 기준으로 5천만~6천만원 하던 전세가가 9월 이후 1천만원 정도 오른 값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칠곡지역도 5천만원을 훨씬 넘어섰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최근 2년동안 공급 물량이 없었던 상황에서 결혼, 이사 등에 따른 신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이는 또 전세 수요는 있는 반면 주택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던 아파트 가수요(재테크용 투자자)군(群)이 부동산으로 옮겨오지 않은 결과다.

상가 시장도 빅뱅에 들어간 분위기다.

수성하이츠가 고급 브랜드 중심의 전문 상가로 분양에 나섰고 서문시장에 들어서는 베네시움이 재래시장 상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도심지 패션 잡화 전문상가인 갤러리존은 개점 이후 꾸준한 매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대곡스포렉스, 에덴 네오시티플라자 등이 지역 상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검단동 물류단지 의류관도 지역 의류 시장 재편에 한 몫하고 있다.

경산 지역 최대 규모의 단일 아파트인 태왕드림하이츠 분양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육 타운의 특성을 살리려는 경산시 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대규모 물량이 어느정도 소화될지 대구 인근 지역 아파트 사업을 노리는 주택업계에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 컨설팅업체 대영레테코 이호경(39)대표는 "증권시장을 드나드는 자금이 대구에서만 수조원에 이르러 이들 자금이 부동산으로 어떻게 유입되느냐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씨는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 소득 200만원 이상 대구시민 400명 조사

월 가계소득 200만원이 넘는 대구시민 100명 중 66명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는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매일리서치가 9일과 10일 이틀동안 월 소득 200만원이 넘는 대구시내 8개 구·군 40대 이상 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결과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자의 33%가 대답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답한 응답자 중 74%는 상승폭이 5~10%로 전망했다.

재테크 수단에 대해서는 은행 금융상품이라고 답한 사람이 44.6%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 10.9%, 주식 7.9%, 투자신탁 5.9% 등의 순으로 꼽았다. 여유 자금이 없다는 응답자도 26.7%에 달했다.

여유 자금 정도와 관계없이 아파트 투자가치가 높은 평형에 대해서는 56%가 30~35평형이라고 답했고 25~30평형 15%, 35~40평형 13% 등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0%가 투자가치가 높은 상가로 아파트 단지 내 또는 주변 상가를 꼽았고 대로변 상가(22%), 테마형 전문상가(20%)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부동산 전문지 부동산 뱅크가 이달초 서울 지역 부동산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고객 185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 투자 희망 부동산 종목으로 37.2%가 아파트, 30.6%가 주거용 오피스텔이라고 대답했다. 이들 중 32.8%는 부동산에 본격 투자하겠다고 답했고 31.7%는 부동산과 주식에 분산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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