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만의 컨디션 조절법 찾아라

수험생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중압감에 시달린다. 시험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가슴 떨리고 부담스럽다. 그러나 어차피 지나가야 할 길이라면 기분좋게, 즐기면서 가는 편이 좋다. 우리는 올림픽이나 세계 대회에서 누구나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했던 선수가 탈락하고 무명의 선수가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큰 시합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거나 엄청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신에게 가장 알맞는 컨디션 조절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바이오 리듬이 다르듯이 새벽이나 오전에 컨디션이 좋은 사람이 있으며 오후나 밤에 컨디션이 최고인 사람이 있다. 수능시험은 오전에 시작하기 때문에 밤에 컨디션이 좋은 사람은 시험 2주 전부터는 이 시간에 최고조가 될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

공부를 할 때 배가 금방 고파지는 것은 우리 몸 에너지의 약 40%가 뇌에서 소모되기 때문이다. 식사를 하지 않거나 혈당이 낮으면 머리가 어지럽고 멍한 상태에서 생각의 속도가 느려진다. 따라서 수험생이 아침 식사를 걸러서는 곤란하다. 아침에 식사를 많이 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부담되는 사람의 경우에는 식사를 안 해도 좋지만 당분이 포함된 식품을 받드시 섭취해야 한다. 평소 위장장애나 위염 등이 있어서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위장증상 개선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수험생들이 의외로 영양부족인 상태가 많다. 평소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을 통해 잘못된 식습관은 바꾸어야 한다.

수험생이라도 이틀에 한번씩은 땀이 날만한 운동을 하는 것이 유익하다. 운동을 할 때는 모든 걱정과 부담을 잊어버리고 기분좋게 하도록 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우리 몸에 항 스트레스 호르몬과 면역증강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운동을 한 후에는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고 비타민C가 들어있는 과일주스를 한 잔 마시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한 시간 이상 너무 과도하게 하면 피로가 와서 몸에 좋지 않으므로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공부를 하다가 머리가 무겁거나 눈이 침침할 때는 창문을 열고 먼 산을 바라보라. 긴장이 풀릴 것이다. 2시간 정도 집중하고 난 후 5분 정도 스트레칭-팔을 목 뒤로 쭉 뻗거나, 허리를 굽혀 다리근육을 당겨주는-을 해주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긴장이 풀릴 것이다. 특히 목 뒤, 어깨 근육을 스트레칭 해 주면 신선한 혈액이 더 많이 공급되기 때문에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학생들의 경우 생리와 관련된 증상-생리통, 편두통 등-이 시험과 중복되지 않도록 한다. 특히 한 달에 2, 3번 정도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있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며 이불을 덮어쓰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학생들은 하루빨리 병원을 방문해서 약을 처방받아 치료해야 한다. 편두통은 약만 잘 복용하고 주의사항만 지키면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상담을 요하는 증상이다.

수험생들에게 또다른 고통은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다. 잠이 잘 안 오는 경우는 억지로 잠을 청하지 말고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는데,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피해야 한다. 이럴 때는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거나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억지로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꿀차나 레몬차가 도움이 되며, 약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감기약 중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졸리고 힘이 없는 증상이 있으므로 시험 때는 조심해야 한다. 평소 약을 복용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약이 모자라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생리적 리듬을 알고 시험기간에 컨디션이 최고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평소 영양이 충분한 식사를 하고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험을 앞두고 너무 긴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으므로 즐기는 마음자세로 임할 것을 권한다.

도움말: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승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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