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경쟁이 부른 과중한 업무를 감당못해 한 외국계 은행의 30대 엘리트 지점장이 자살한 건 결국 IMF관리체제가 가져온 비극으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칠전에도 지방의 은행지점장도 거의 같은 이유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다.
IMF체제가 우리 사회구조 특히 직장의 근무패턴을 너무 급격하게 변혁시킨 것 중의 대표적인게 바로 지나친 경쟁원리였다.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인력감축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퇴출인원 선발기준은 자연 개인의 경쟁력(능력)에 따라 정해질 수밖에 없었던게 사실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동료간의 생존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경쟁력은 사회선진화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으나 문제는 그 전제가 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즉 고용과 해고가 손쉽게 이뤄질수 있는 노동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특히 화이트칼라들의 실직은 자칫 영원한 실직일 수밖에 없기에 '실직공포'가 확산되고 그 공포를 못견뎌 결국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사례가 빈발하게 된 것이 현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게 98년의 자살자가 8천569명으로 재작년보다 무려 2천500여명이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결국 급격하게 닥친 IMF체제에 순응못한 희생자들이라 할 수밖에 없다. 도산·실직·지나친 생존경쟁 등이 회오리처럼 우리사회를 뒤흔들면서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또 설사 살아남았다 해도 언제 퇴출될지도 모른다는 '실직공포'는 너무 급격한 경쟁을 유발시켰고 그 부작용이 바로 은행지점장의 자살케이스로 나타난 것이다.이는 앞으로 누구든 이 케이스에 걸려들 수밖에 없는 '경쟁환경'이 점차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번 '성공'했다고 해서 그게 언제까지나 유효할 수 없고 언젠가는 뒤처질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인간을 조직(기업)의 기계화로 점차 유도하기 마련이다.
물론 실패의 쓴 경험을 다시 성공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진취적인 생각을 못한 그 개인의 나약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자살은 죄악이자 실패임을 인식하고 격화되는 경쟁속에 과감히 뛰어드는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어떻든 이 선진경영의 경쟁원리는 앞으로 불가피하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대명제임은 틀림이 없다. 또 명실상부한 노후나 실직에 대비할 사회보장제도의 조기정착 방안도 서둘러 강구해야만 '혼란'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특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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