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람으로 산다-김정연씨

"나이 들어서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중구 달성동 무료급식소 '인성회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정연(73·여·대구시 중구 달성동)씨.

김씨가 자원봉사자로 인성회의 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6년. 마음은 있었지만 자식 뒷바라지와 남편 병수발로 한시라도 마음놓고 집을 비울 수 없었던 김씨는 일흔의 나이에 집안일 부담을 덜고 평소 꿈꾸어 오던 자원봉사자의 길로 나섰다.

김씨는 인성회의 집에서 일하는 40여명의 자원봉사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든다. 그러나 매일 600~700명씩 몰려오는 독거노인,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인성회의 집 주변에 사는 불우이웃 50여가구에도 일일이 밥을 날라주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을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인성회의 집 일이 끝나면 의지할 곳 없이 2년째 암투병을 하고 있는 김명년(70)씨의 병수발을 위해 대구의료원을 찾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김씨는 지난해 9월 김명년씨의 수술비를 기꺼이 내주었고 동사무소에 협조를 요청,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거택보호자 1종으로 지정되도록 해 주었다. 인성회의 집 자원봉사 일을 하면서 김씨가 도움을 준 독거노인은 모두 6명. 부유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40여년 동안 달성동 터주대감으로 살아오면서 도와준 이웃은 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다.

남을 돕는 것이 자신을 돕는 것이며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김씨. 힘 닿는데까지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며 건네는 미소와 손길이 IMF로 찌든 사회를 녹이는 훈훈한 인생의 향기를 전해주고 있다.-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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