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첫아이 운동회에 참석했는데 우리 때와는 분위기가 너무 달라 어리둥절했다. 카메라를 깜빡 잊고 가져오지 않아 안타까와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벌이진 상황을 보고는 차라리 안가져온게 다행스런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를 하는데 아이의 뛰는 모습을 담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오가는 어른들 때문에 걸려 넘어질뻔 하고 트랙이 확보되지 않아 어디로 뛸지 몰라 당황해 하는 아이들. 초등 1학년의 무용발표때는 학부모의 부탁을 받고 아예 중앙에 들어가서 찍는 사진사, 비디오 카메라맨 등 참으로 한심했다. 본부석에선 교사가 학부모들을 호통치듯이 트랙밖으로 나오라고 고함지르고 여전히 못들은 척 사진찍기에 정신없는 사람들.
요즈음 대부분 1, 2명의 자녀를 둔 탓에 너도 나도 귀한 자식들 뿐이다. 그 귀한 자식들에게 바르게 사는 법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심어줘야 할텐데 오로지 자기중심적인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무엇을 배울까.
유명 가수의 공연장이나 행사장 등에서 청소년들의 무질서한 모습과 자칫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을 볼 때마다 어려서부터 질서의식이 없이 자라게 한 어른들의 잘못임을 느낀다. 그러니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가 아무리 사이렌을 울려도 양보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갈 길이 더 급한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강정옥(대구시 남구 대명1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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