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바란다
'믿어 주세요'
'왠지 불안하다'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부모의 마음은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 편치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지난 16일 대륜고 3학년 수험생들을 만나 그들의 속내를 직접 들어본다.
수험생들은 먼저 자신들의 입장과 사고를 부모들이 이해해 달라고 한다. 어린아이 취급당하는 것이 가장 싫다고. 집에서의 행동 하나하나를 '수험생이니까'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큰 불만이다. 잠깐 동안의 스포츠뉴스 시청, 휴식도 허용치 않는 부모들이 대부분인 현실이고 보면 이들의 불만이 충분히 이해된다. 아이들을 심하게 단속함으로써 부모 자신들의 불안감을 줄이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
이중락(18)군은 "공부할 땐 하고 놀땐 노는 자신의 시간계획을 부모들이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누구는 성적이 몇점 나왔다던데…'. 수험생들은 부모들이 자신을 누구와 비교해서 나무랄 땐 순간적으로 반항심이 생긴다고 말한다. 모멸감과 함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친구 아들, 이웃집 누구, 네사촌 누구' 라는 식의 비교는 절대 금물.
배고픔을 참기 힘든 것도 수험생들의 솔직한 심정. 아침 일찍 나온다고 간식 형태의 아침을 주는 것은 싫어한다. 용돈의 대부분을 먹는 것에 쓴다는 수험생들은 한달에 4만~5만원은 돼야 친구신세를 지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용돈이 두둑하면 마음도 든든한 것은 이들도 마찬가지.
박해문(48) 진로상담부장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을 부모들이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성적을 포함해 수험생들의 현실·노력성 들을 인정하고, 심도있는 대화를 통해 여유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D데이'를 차곡차곡 챙기는 부모, 아이들의 노력은 인정치 않고 욕심만 내는 부모. 능력 이상을 강요하는 부모. 이러한 부모는 수험생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킨다. -李炯雨기자
■음식 통한 건강관리
이제부터 수능은 체력 싸움에 다름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는 수험생 가운데 의외로 아침 식사를 거르는 비율이 높다. 일찍 일어나서 입맛이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자녀보다 엄마들이 먼저 녹초가 되어서 늦잠을 자느라 아침밥을 못해주는 경우도 많다.
수험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주중에는 아침밥과 2개의 도시락으로 체력을 유지해야하느니 만큼 도시락 챙기기와 주말 가정식을 통한 영양 공급에 신경을 써야한다. 한창 자라날 시기의 수험생들에게 배고픔은 참기 어려운 고통. 그뿐만 아니라 활발한 뇌운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쉽다. 수험생을 위한 식사 원칙은 끼니를 거르지 말고 소량이라도 꼭 먹어야한다는 것.
아침 식사를 거르면 뇌의 혈당치가 떨어져 오전 학습 능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아침·점심은 단백질과 지방 위주의 식단으로 열량을 충분히 공급하고, 저녁은 열량이 적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채소·버섯·해조류로 가볍게 준비하는게 좋다. 오후 간식이나 밤참은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고 양질의 단백질·칼슘·비티민B·C·E군이 많이 들어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우유·치즈·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공급한다.
또 빈혈이 생기면 몸이 나른해지고 기분도 우울해서 공부할 기력이 나지 않으므로 생선·치즈·우유·콩·달걀·간·등푸른 생선을 풍부하게 공급한다.
밤늦게 귀가하면 야식보다는 불안감을 덜어주는 인삼과 대추차를 닳여 먹여도 좋다. 대추의 단 성분은 몸안에 흡수되면서 진정 작용을 한다.
▨ 참치 오픈 샌드위치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권할 만한 것이 참치 오픈 샌드위치. 바게트 빵 한쪽을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하게 굽고, 참치는 따서 기름기를 뺀다.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데쳐서 물기를 빼고 잘게 썰고, 캔 옥수수를 따서 물에 씻어 건져둔다. 참치 브로콜리 옥수수를 마요네즈에 무쳐서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마추어 바게트 빵에 발라낸다.
▨ 시금치 생선살죽
충분히 불린 쌀에 물을 붓고 은근한 불에서 푹 끓인다. 시금치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물기를 짜고 잘게 썬다. 생선살은 끓는 물에 데쳐서 잘게 썬다. 시금치와 생선살을 함께 넣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과일 야쿠르트
사과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믹서에 아쿠르트와 사과 꿀을 넣고 간다. 꿀을 태워서 먹는다.
▨ 검정콩가루 우유
검은 콩은 체내 노폐물을 빨리 배출시켜 피로를 쉽게 풀어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깨끗이 다듬은 검은콩을 볶은 뒤 빻아서 아침 저녁으로 우유에 탁 먹인다. 공복에 먹으면 특히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크다. -崔美和기자
■부모 역할 최상의 선택은
50대 주부 A씨는 아들이 입시에 실패하자 한달간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렇게 믿었던 아들의 입시 실패가 A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면서 친구·친지들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충격으로 남았던 것이다. 고3생 자녀를 둔 부모 중에는 자녀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수험 기간 내내 집안일을 팽개치고, 할일을 미루면서 자녀 뒷바라지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부 B씨도 올해 초, 서울 시댁에 "아이가 고3이어서 제사나 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버렸다. 이런 부모들이 의외로 적지 않지만 또다른 부모들은 오히려 봉사활동에 전념하며 입시 스트레스를 창조적으로 극복해나가거나 평상심으로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어머니들도 많다.
대구 원불교 봉공회원 정성권씨는 자녀가 고3일때 일주일에 세번씩 시설원을 찾아서 장애아들을 목욕시키고 간식을 먹이며 돌보다가 오후 다섯시나 돼서 귀가했다. 시설을 찾을 때마다 불고기며 샐러드 등을 준비해가서 원생들에게 먹인다. 봉사행을 하는 엄마를 지켜보며, 고3자녀는 오히려 입시에 전념할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40대 주부 이미란(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씨는 차남이 고3이지만 특별난 음식을 해주지 않는다. 그저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 찌개를 자주 끓여주면서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도와준다.
속칭 '벌금 1천만원에 집행유예 1년'이라고 일컫어지는 재수생 부모였던 전명화('고3엄마, 고생엄마'저자, 청조사 펴냄)씨는 실패를 밑바탕으로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에 안달하지 않는 입시뒷바라지 전략을 공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씨는 "명문대를 고집하기보다 아이가 뿌린대로 거둘 수 있도록 착하고 예쁜 딸보다는 강하고 튼튼한 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엄마가 되기로 했다"며 딸과 자신이 각자의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수능을 앞두고 마음을 졸이며 산 부모가 한둘이겠느냐. 그렇지만 아이의 인생은 전적으로 아이의 몫이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 욕심내는 일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김경화 대구효가대교수(여성학)는 "어머니들은 한창 뛰어놀 시기에 공부에 매달려야하는 자녀들을 무조건 독려하기보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 역할과 눈에 보이지 않는 배려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崔美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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