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를 통해 '아시아적 가치' 논쟁을 간접적으로 벌였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리콴유(李光耀) 전싱가포르 총리가 22일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직접 대면, 아시아 발전 방법론을 놓고의견을 교환한다.
두 사람의 면담은, 김 대통령이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의 방한 때 "리전 총리가 방한할 경우 한번 만나 아시아 경제발전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 는 뜻을 전한데 이어, 리 전 총리가 전경련 국제자문단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길에 김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전해옴에 따라 이뤄졌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이 설명했다.
두 사람간 '아시아적 가치' 논쟁은 리 전 총리가 포린 어페어스에 "아시아에는 고유의 가치가 있으므로 아시아 발전과정에서 서구의 민주주의 가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는 취지의 논문을 기고한 데 대해 김 대통령이 아시아 각국의 주권재민(主權在民) 사상을 들어 "아시아에도 민주주의 가치는 내재하며, 따라서 아시아발전과정에서도 자유, 인권, 정의 등의 가치가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진정한 발전을 기할 수 있다" 는 취지의 논문을 기고, 반박한 것을 말한다.
22, 23일 열리는 전경련 국제자문단회의에는 리 전 총리외에 미야자와 기이치(宮澤 喜一) 전 일본총리,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 미키 캔터 전 미상무장관 등 국제적인 저명인사 10명이 참석한다.
김 대통령은 22일 이들 자문단 일행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뒤리 전 총리와 별도로 면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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