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교육이 또한번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교육개혁을 출발로 새 정부들어 끊임없이 시끄러웠던 교육문제가 작금에 와서는 고1년생들의 학력저하 문제를 두고 또다시 비판을 받고 있다. 얼마전 입시 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전국 5개도시 7개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준학력검사 결과, 11년전에 비해 총점(400점)이 34.9점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1년의 경우는 중학교 성적만으로 고교에 입학한데다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2년부터는 무시험 전형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이번 결과를 놓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부실한 교육개혁 실효성 없어
이와 때를 같이해 교육부가 야심을 갖고 추진한 2002년도 무시험 전형과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개혁의 주요 내용들이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공동체위원회는 최근 수능시험의 평이한 출제나 수행평가 등 교육개혁을 위한 핵심 과제들이 부실하게 실시돼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한마디로 새 대입제도가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를 안해도 대학에 갈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했을 뿐 소기의 성과라고는 얻은게 없었다는 지적이다.
사실 이부분은 이미 교육현장에서 여러차례 문제점으로 거론돼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공식화 됐다는 점에서 반향이 컸다. 물론 교육부에서는 공식문건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고1년생들의 학력저하가 교육계에 던져준 충격은 대단했다.
요즘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유행한다. 교육부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흘러가든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교육부의 정책을 따라가다 보면 자식들의 교육을 망칠 수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뜻이다. 교육정책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는 대목이라 씁쓸한 느낌이 없지 않다.
◈무시험 전형 기대감만 부풀려
어쨌거나 새 정부들어 교육부가 기치를 내건 교육개혁은 일선 교육현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미 알려진대로 고1년의 경우 무시험 전형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부에 대한 열의가 떨어졌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가르쳐 봐야 그만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바뀐 입시제도를 두고 참고할 모델도 없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열입시를 없애고 사교육비를 줄여 적성과 취미에 맞는 교육을 하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은 백번 옳다. 그러나 학생이 기초지식 습득을 등한시 하는 지금과 같은 풍토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학생의 본분이 학문탐구에 있고 우리국민의 교육적 열의가 지금의 우리국가 경제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가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자리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지켜가는 막중한 소임을 수행하는 곳이다. 한 생명을 건지기 위해 수술에 임하는 의사와 같은 절체절명의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학력은 국가 장래의 경쟁력
지금 우리 교육현장은 교육 공황(恐慌)이라고 말할 정도로 황폐화돼 있다.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 스승으로서의 긍지와 명예를 잃고 갈등하는 교단 앞에서 학생들도 갈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
교육분야 개혁은 이런점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개혁을 위한 개혁 때문에 개혁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지 못한다면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특히 학생들의 학력은 장래의 국가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매우 크다. 최근 나타난 고1년생들의 학력 저하를 심각한 교육 개혁 과제로 받아들이는 교육 당국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학생이 공부하지 않는 교육 풍토속에서는 어떠한 교육의 문제도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禹鼎九.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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