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미국의 6번째 적대국?"

'귀신 낮밥먹는 소리'라면 엉뚱하기야 그지없지만 그래도 한번 씩 웃고 넘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엉뚱한 소리란것이 듣는 이의 자존심을 긁다못해 헛빠진 내용이라면 여운이 오래 남는법. 미국의 아시아연구기관인 헨리 루스재단이 미국인 성인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질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한국이 아직도 미국의 경제원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가관인 것은 39%가 서울이 북한의 수도라고 대답했다. 나라의 팔자가 기박해 건국한지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상황을 면치 못하다보니 과수댁이 싸리울타리로 명색 바자라고 쳐놓아도 아무도 이를 담으로 여기지 않는듯, 미국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의 실구난언(失口亂言)이 끝이 없다. 미국에 내땅, 내도로 다 내주고 미군헬기의 소음에 집유리창 깨지고 자던 아이 깨고도 주한미군 유지비용까지 부담하는데 왜 미국의 적대국으로 인식되는지 제것 다주고 욕먹는 일 아닌가. 그것도 미국과 직접 또는 간접교전이라도 해본 이란, 북한, 중국, 베트남, 러시아의 다음으로 여섯번째 적대국이라니, 총한방 안 쏴보고 삿대질 한번 변변히 못해본 나라도 적대국이 되는 법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한국이 미국의 이해관계에서 차지하는 순위를 보면 동양 3국중 일본, 중국에게 1, 2위를 다 내주고 이란다음인 8번째다. 북한이 침공할 경우, 한국방어 필요성에는 겨우 48%만이 찬성했다. 한국을 미국의 우방국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고작 52%로 나와 명색 국무총리출신을 대사로 보내고 있는 우리의 국격(國格)을 더없이 초라하게 한다. 개인이든 나라든 정이란 서로 오가는 데서 꽃이든 열매든 피울 수 있는 것. 주미대사관을 비롯, 수많은 미국내 한국 총영사관등지의 한국공무원들은 주위환경에 편승, 미국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건 아닌지. 국민들은 이럴때 그들과 정부를 원망할 권리를 갖고 있다.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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